보증금 81억 외제차·유흥비 '펑펑'…전세사기 사촌형제 감형, 왜?

머니투데이 정진솔 기자 | 2024.10.15 15:02
서울중앙지법/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에서 피해자 30여명에게 전세보증금 81억을 가로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사촌 형제가 항소해 감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성복)는 1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중개보조원 김모씨(33)와 그의 사촌동생 이모씨(27)에 각각 징역 4년6개월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장모씨(42)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기자본을 투자 안 하고 피고인들이 임대차 보증금을 분양대금 갈음 방식으로 수십 채의 빌라를 분양하고 매수했다"며 "피해자를 기만했고 피해 금액도 크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았다고 해도 상당 시간 동안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보았다"며 "죄질이 나쁘다"고 봤다.

하지만 "피고인들 책임을 인정하고 처벌 전력이 없다"며 "피해자들의 금전 피해가 많이 회복된 걸로 보이고 피고인들이 당심에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을 일정하게 했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 이씨에 대해선 범행에서 역할 비중이 적은 것을 감안해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씨와 장씨에게 각각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이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9년 3월~2020년 1월 '무자본 갭투자'를 통해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무자본 갭투자란 자기자본 없이 실제 매매대금보다 높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주택 등을 매수하는 방식을 뜻한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거래 대상 빌라와 임차인을 물색하고, 이씨는 매수인 및 임대인 명의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이들에게 무자본 갭투자를 가르치고 빌라 23채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죄 수익금은 대부분 외제차 리스와 주식투자, 유흥비 등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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