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도 내수 부진은 여전…한은 눈높이도 내려가나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4.10.15 17:00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 한국은행 올해 상·하반기 GDP 성장률 전망치/그래픽=이지혜

한국은행이 3년2개월 만에 피벗(pivot·정책 기조전환)에 나섰지만 내수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차례 금리인하가 내수 경기 회복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이마저도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소비 위축과 함께 건설경기 부진이 길어지고 회복할 동력이 마땅찮다는 점도 성장을 정체시키는 요인이다. 소비와 함께 내수 경기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건설투자다.

한은은 오는 24일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이를 근거로 다음달에는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이때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 2월 성장률을 2.1%로 전망했지만 1분기 '깜짝 성장'을 고려해 5월엔 2.5%로 상향했다. 이후 지난 8월 2.4%로 한 차례 낮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1분기만 해도 (경제성장률을) 2.1%로 예상하다가 1분기 데이터를 보고 2.5%로 올렸다"며 "너무 많이 올린 것이 아닌지 내부적으로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8월만 하더라도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기술적으로' 조정한 것이고 경기가 당초 전망보다 나빠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망치 달성도 자신했다.

가계 소비 여력이 개선되면서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건설투자도 당초 예상보다 감소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도 당초 -2.0%에서 -0.8%로 수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한발 물러섰다. 예상보다 내수 회복이 더디다고 판단했다. 지난 11일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지난 8월에 비해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내수 경기의 또 다른 한 축인 건설투자 악화도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입주물량 축소와 신규착공 위축 등 선행지표를 고려할 때 감소 흐름이 불가피하다. 2021년말 이후 건축착공이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부터 영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건설투자가 전체 GDP에서 15% 정도 비중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데 건설 경기는 계속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선행지표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KDI도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상품 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건설 투자 부진이 이어지며 내수 회복은 지연되는 모습"이라며 내수 부진 이유로 건설투자를 꼽았다.

이 총재도 "많은 분들이 내수를 다 묶어서 이야기하고 소비 부진이 내수 부진에 큰 영향이라고 하지만 부동산건설 투자 부진이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건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리인하가 당장 내수 회복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금리인하가 내수 경기에 영향을 주려면 2~3분기의 시차가 필요하다. 또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인하할지에 따라 내수진작 효과는 다를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2024~2028' 보고서에서도 금리인하에 따른 내수 진작 효과를 낮게 본다. 보고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 부채를 보유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 민간소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가계가 부채를 통한 실물 자산 매입을 확대할 경우 금리인하로 인한 소비 촉진 효과는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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