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원전 되살리는 빅테크…구글 SMR 전력 구매 계약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10.15 14:53
구글이 미국 기업 중 처음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통한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AI와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필요 전력이 급증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은 깨끗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원자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미국 SMR 스타트업인 카이로스파워와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카이로스파워는 SMR 6~7기를 제작해 총 500메가와트(MW) 전력을 구글에 제공하게 된다. 500MW는 수십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카이로스파워는 2030년까지 첫 SMR을 가동하고 2035년까지 추가 배치하는 걸 목표로 한다.

구글은 이렇게 얻은 전력을 AI와 데이터센터에 쓴다는 계획이다. 구글의 마이클 터렐 에너지·기후 선임 디렉터는 "15년간 계속된 우리의 청정에너지 여정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우리는 원자력이 24시간 청정에너지 수요를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구글이 SMR 제작을 위해 카이로스파워에 선불로 자금을 지원하는지, 나중에 전력 이용 요금을 내는 것인지, 장소는 어디가 될지, 거래 금액은 얼마인지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이번 계약은 미국 거대 기업이 처음으로 SMR 개발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단 평가다. SMR은 전기 출력 300MW 이하급의 원자로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모듈을 조립하기 때문에 빠르고 저렴하게 건설이 가능한 데다 중대 사고 위험이 낮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아왔다. SMR은 아직 기술이 개발 단계에 있지만 빅테크 같은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개발을 뒷받침한다면 본격적인 상업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생성형 AI 인기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빅테크들은 전용 전력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천연가스 발전에 많이 의존했지만 탄소 배출 제로라는 업계 목표와 어긋나는 것이라 무탄소 전력원으로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원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을뿐더러 풍력, 태양광과 달리 청정에너지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최악의 원자력 사고를 냈던 펜실베이니아주 쓰리마일 섬 원전을 재가동해 사용하기로 컨스텔레이션에너지와 계약을 맺었다. 앞선 3월엔 아마존이 원자력으로 가동되는 탈렌에너지로의 데이터센터를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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