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유지군 빼라" 네타냐후 요구에…유엔 "안 된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4.10.15 11:19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의 철수를 요구했지만 평화유지군은 "머무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에 의한 평화유지군 피해에 대해 비판적인 성명을 냈다.

지난 8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레바논 남부 마르자윤에서 레바논군과 순찰을 조정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1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 장 피에르 라크루아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철수 요청에도 불구하고 평화유지군은 현재 모든 진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아 테넨티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대변인도 "우리는 안전보장이사회 명령에 따라 레바논 남부에서 국제적인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유엔의 깃발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도 평화유지군의 레바논 주둔을 지지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열린 EU외교장관 회의에서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유럽연합 회원국 중 평화유지군 철수에 찬성하는 나라는 없다"며 "평화유지군은 반드시 모두 안전하게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로 평화유지군의 레바논 철수를 요구했다. 영상에서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국제연합) 사무총장을 향해 "이스라엘군은 평화유지군 철수를 계속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며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들에게 인간 방패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평화유지군은 2000년 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경계선인 '블루라인'에 주둔하며 해당 지역의 치안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지상 작전 개시에 앞서 평화유지군 재배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평화유지군이 피해받는 사건이 이어졌다. 지난 10, 11일 레바논 남부 나쿠라에 있는 평화유지군 기지 인근에서 이스라엘이 연달아 일으킨 폭발로 평화유지군 군인 4명이 다쳤다. 13일에는 이스라엘 전차가 평화유지군 기지 정문을 부수고 난입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피해 긴급히 후진하던 중 일어난 일이라며 의도적인 공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는 평화유지군 대원들의 부상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14일 안보리는 전원 동의로 채택한 성명을 통해 "유엔 평화유지군과 유엔 건물은 절대 공격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베스트 클릭

  1. 1 40대 아들에 '부엌칼' 던진 아버지…"아들은 처벌 바라"
  2. 2 동생은 붙잡고, 형은 80번 찔렀다…"피나요, 빨리요" 다급했던 그날[뉴스속오늘]
  3. 3 직원 60%가 연구 인력…'K배터리'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비결
  4. 4 도박 위해 사채까지 쓴 이진호…이수근이 수천만원 빌려주며 한 조언
  5. 5 사채까지 당겨쓴 이진호 빚 원금만 '23억'…"부모님 일" 핑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