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그룹의 미래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4.10.16 04:11
"현대자동차·기아가 30년 내로 세계 판매량 1위에 올라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몇 달 전 전기차 관련 행사에서 한 자동차학 교수의 발언에 좌중에선 옅은 웃음소리가 나왔다. 기술력과 부품경쟁력 모두 현대차가 다른 완성차업체보다 비교적 앞서 있다는 평가에서 나온 전망이었지만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읽혔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를 보면 결코 허황된 꿈이라고 말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판매량 700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제네럴모터스(GM) 등과 동맹을 이끌어 내면서 글로벌 판매 2위이자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그룹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361만5915대로 폭스바겐그룹(434만8000대)과 약 73만대 차이다. 지난 1분기에는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6조9831억원)이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 45억8800만유로(약 6조7935억원)를 넘어섰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폭스바겐이 본진인 독일 공장을 폐쇄할 만큼 하락세를 겪는 사이에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잘 대처한 현대차그룹은 전세계적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도 선방할 수 있었다.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기업이 어떻게 잘 대응했느냐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모습이다.

취임 4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고객주의'는 '어떤 차를 파느냐', '어떤 브랜드로 평가되는가'에 초점을 둔다. 무작정 차를 많이 파는 것보다 좋은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그 품질 제일주의가 판매 성장으로 이어졌다.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해 실적으로 증명할 수 있었다.

이달 초 열린 현대모비스 R&D(연구개발) 테크데이에서는 전보다 현대모비스 부품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완성차업체가 늘었다고 한다. 역시 비결은 기술력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행사에서 2~3년 내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모빌리티 신기술 65종을 공개했다.

향후 먹거리 산업이 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기술력이 핵심이다. 그동안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던 수소,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서 수익성을 내는 게 과제지만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언제든 활로는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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