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기술이' 4대 과기원 딥테크 8개, 16일 코엑스에 뜬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최태범 기자 | 2024.10.15 15:00

[2024 테크마켓] 코엑스 A홀 컨퍼런스 C서 개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는 사업화 유망 기술 공동설명회 '2024 테크마켓'이 16일 오후 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A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공공 R&D(연구개발) 성과를 알리고 산·학·연 교류를 통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동설명회에는 각 대학이 추천한 사업화 유망 기술 8개가 소개된다. 특히 해당 기술을 개발한 교수와 연구원들이 직접 나와 기술 개발 배경부터 활용법 등을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각 대학의 TLO(기술이전 및 사업화 조직)·연구자와 일대일 상담 및 컨설팅도 진행한다. 설명회에 앞서 출품 기술을 개발한 8인의 교수들과 사전 인터뷰를 통해 핵심 기술력과 산업적 가치를 알아봤다.


반도체 기술로 그린수소 생산량 75배 껑충...K-촉매 신기술 뜬다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 '고효율·고내구성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 공개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KAIST
"우리 기술을 통해 기존 촉매 사용량을 10분의 1 가까이 줄일 수 있어요. 수소 생산비도 그만큼 저렴해질 겁니다."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소개할 신기술이 가져올 효과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교수는 대학 강단에 설 뿐만 아니라 현재 '인공광합성연구소'에 소속돼 기술 부문 테크니컬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공광합성연구소는 저탄소 에너지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R&D(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카이스트홀딩스(KAIST 기술지주회사)와 하나은행이 2022년 공동으로 설립했다. 하나은행이 100억원을 투자하고, 카이스트홀딩스가 내부 기술, 논문 등의 지식재산을 현물로 출자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이곳에서 정 교수는 차량 배기열을 에너지원으로 화학 합성하는 기술, 고효율 촉매 소재 등 탄소전환 기술을 중점 연구하고 있다.

그가 이번 테크마켓에서 공개할 기술은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그린수소 생산방식 중 하나인 수전해는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로 변환하는 원리다. 이때 수소 생산·활용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촉매다. 현재 백금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루테늄, 로듐, 팔라듐, 오스뮴, 이리듐 등이 촉매로 쓰이는 데 매우 고가인 데다 매장량도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정 교수는 "현재 수소연료를 대중화하는데 가장 큰 과제는 생산비용 절감"이라고 진단하며 "수소연료가 충분한 경제성을 지니려면 촉매를 그만큼 적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에너지부(DOE)에선 이리듐 사용량을 지금보다 3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 '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 고성능 막전극접합체 및 스택 기술 개발'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고순도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친환경적인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PEMWE) 장치를 활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이리듐 촉매는 전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고효율·고내구성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수소는 전자를 방출하는 성격 때문에 양이온(H+)이 되기 쉬우며, 수소이온 농도가 높을수록 산성이 강해진다. 이 경우 촉매가 부식돼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촉매가 전자를 잃어버리고 산화돼 수소 생산효율과 수명이 저하되는 것이다. 정 교수팀은 촉매 구조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문제를 풀었다.

정 교수팀은 안티모니(Sb)를 덧씌운 주석 산화물로 3차원 입체 구조를 가진 촉매 지지체를 제작했다. 또 반도체 증착 기술을 적용해 지지체 표면엔 고농도 산소이온이 분포하도록 만들었다. 이 산소이온이 이리듐 촉매로 충분한 양의 전자를 계속 보충해줘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정 교수팀은 이를 PEMWE 장치에 적용, 기존 이리듐 사용량 대비 최대 75배 많은 수소를 생산해냈다.

정 교수는 "반도체 업계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3차원 적층형 반도체 구조를 응용해 높은 효율을 달성한 것"이라며 "이 기술을 통해 기존 촉매 사용량을 10분의 1 가까이 줄일 수 있어 비용도 그만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촉매 지지체는 3차원(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생산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정 교수는 이번 테크마켓에서 "수전해 스택 모듈 등을 제조하거나 신재생에너지 관련한 소재 기술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빛난다...태양광 발전 판도 바꿀 '이 기술'
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실리콘 대체할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소개

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KAIST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로 갈아 탈 때입니다."

신병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학과장)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실질적인 효율의 한계에 다다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환경에서 가장 이상적인 신재생에너지로 태양광 발전을 꼽는다.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절반 이상이 태양광 발전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태양광 발전의 기술력은 태양전지가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 즉 '광전환 효율'에 달렸다. 현재 가정과 산업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은 26.1%(단결정, 비집광 기준)까지 도달했지만,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과학기술계 전반적 평가다.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이론적인 최대 광전환 효율은 29%로 알려져 있다. 태양은 파장이 250~25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에 이르는 다양한 빛을 지상으로 보내는 데, 실리콘 태양전지는 이중 500~1000nm의 빛만 활용할 수 있다. 파장이 1000nm가 넘는 빛은 태양전지를 통과해 버리고 500nm 이하 빛은 흡수는 되지만 열로 전환돼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이같은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장 주목받는 것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다. 이는 빛 흡수가 뛰어나고 전하 이동이 쉬워 광전환 효율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게다가 기존 태양전지보다 제조 비용도 저렴하다.

신병하 교수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2024 테크마켓'에서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단점을 개선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 교수는 서울대, 세종대,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 등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나 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으로 만든 CIGS 태양전지를 결합해 '탠덤(Tandem)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는 현재 26.7%의 높은 광전환 효율을 나타낸다.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는 효율성이 좋지만 아직 여럿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지 내구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빛이나 열에 의해 작동이 불안정해질 수 있고 수분 등 외부환경에 민감하다.

신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에 특정 음이온 첨가제를 넣으면 내부에 형성되는 2차원 안정화층의 전기적, 구조적 특성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를 직접 확인했다. 음이온 조절에 따라 태양광을 1000시간 연속으로 비춰도 안정성이 처음 상태의 80% 넘게 유지됐다.

또 신 교수팀은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혹은 CIGS 박막 태양전지를 덧댔다. 이러면 수분, 빛, 열 등의 외부 환경에 대한 내구성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광전환 효율 역시 더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기술은 지난 10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뤄, 이제 상용화를 고민하는 시기"라며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이종 접합 구조를 통한 고효율 달성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30% 이상의 초고율 탠덤 태양전지 구현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해당 기술을 이번 테크마켓에서 만난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이나 한화큐셀과 같은 태양광 에너지 솔루션 대기업에 이전하거나, 공동·협력R&D를 통해 더 고도화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박막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해 도심 빌딩, 자동차 외부, 산업단지 지붕에 도입하려는 중소기업과 우주 태양전지 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주 스타트업이 찾아온 적 있다"며 "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90% 이상이 실리콘 기반이며, 대부분 중국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데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 韓 제자가 만든 '휘는 태양전지'...친환경 에너지 혁신한다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습식 공정 방식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 공개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은 무한한 태양 에너지를 원천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고갈 우려가 없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측면에서만 봤을 때의 장점이다.

빛을 흡수하기 위해 태양전지를 설치하려면 대규모 토지가 필요하다. 이로 인한 자연 파괴와 생물 다양성 손실이 우려된다. 또 시간이 흐르면 발전 효율이 떨어져 패널 교체가 필요하고, 폐패널의 처리는 새로운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

1954년 세계 최초의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이 분야에선 별다른 혁신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에 따라다니는 우려와 문제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70년이 흐른 지금, 세상에 없던 태양광 발전 혁신기술이 빛을 보려 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개발한 '휘는 태양전지' 기술이다.

기술의 공식 명칭은 '일함수 조절 가능한 전도성 고분자 기반 고분자 복합체 전극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유기 태양전지 소자'다. GIST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와 강홍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개발했다.

이광희 교수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으면서도 제작 공정은 간단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즉 깨지지 않고 휘는 소재를 썼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지만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제작비용이 낮은 전도성 고분자를 입힌 박막형"이라며 "프린트를 인쇄하듯 습식 공정 방식이라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휘는 태양전지를 비롯해 반투명 태양전지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건물 전체에 태양전지를 둘러 도심형·자가발전용으로 쓰거나 전기차에 태양전지를 입혀 '달리면서 충전하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어디든 태양전지 부착이 가능하다.

건물용 태양광 발전(Building Integrated PV, BIPV) 기반 친환경 에너지 건물은 도심지역의 신재생 발전에 적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태양전지는 건물의 미관을 해치는 낮은 심미성의 문제가 있지만 GIST 연구팀의 기술은 디자인·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발전 효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체 및 환경에 해로운 기존 할로겐 용매 대신 비할로겐 용매를 사용한 모듈 제작 기술을 통해 약 200㎠ 크기 유기 태양전지 모듈로 12% 효율을 달성했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하루 평균 최대 발전 시간인 약 3.5시간보다 더 긴 5시간 동안 발전을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폴리아세틸렌'을 발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앨런 히거 미국 샌터바버라대 교수의 제자다. GIST는 2019년 샌터바버라대와 공동으로 '히거 신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이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이곳을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두루마기 식으로 대량생산 해낼 수 있고, 전기차 충전주기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휘어지면서 가볍고 얇은 박막형 플라스틱 전극 태양전지로 전 지구적 문제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드라마틱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핵심 물질이자 부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속 '팔뚝 디스플레이' 현실로…'늘어나는 光반도체' 나왔다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곡면 부착 가능한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 소개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UNIST
시간이 화폐가 된 미래사회 이야기를 담은 SF(공상과학)영화 '인 타임'(2011년). 모든 인간이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보디시계'에 1년의 유예시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집세를 낸다.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팔뚝 피부와 하나가 된 디스플레이다. 이를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최문기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을 소개한다.

양자점은 수백, 수천 개 원자로 이뤄진 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단위의 작은 반도체 결정체로 스스로 강한 빛을 낸다.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이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만드는 데 쓰인다. 문제는 대면적 TV에 쓰던 이 기술을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같이 작은 디스플레이에 쓰기엔 초고해상도와 발광효율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도장처럼 양자점 잉크를 찍어 기판에 옮기는 건식 전사 패터닝은 초고해상도 픽셀 구현은 가능하지만 발광효율이 5%에 미치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 문제를 스탬프(도장) 압력으로 풀었다. 그에 따르면 건식 전사 패터닝은 공정 중 스탬프로 잉크박막에 압력을 가하는데 이 압력에 의해 양자점과 함께 전류를 전달하는 나노입자가 빽빽하게 모인다. 연구진은 스탬프 압력을 높여 나노입자층과 양자점 발광층을 한번에 옮겨 입자밀도를 높이고 불순물인 내부 기공을 없애는 식으로 전류를 쉽게 흐르도록 해 발광효율을 개선했다.

이 같은 새 공정을 통해 만든 양자점 발광소자는 최대 23.3%의 외부양자효율(External Quantum Efficiency·EQE)을 보였다. 외부양자효율은 전류를 흘려넣어준 전자가 빛을 내는 광자로 변환되는 효율을 말한다. 23.3%는 최대 이론효율과 유사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 방식으로 머리카락 두께의 40분의1 수준인 2.6㎛(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1m) 두께의 초박막 QLED 소자도 제작했다. 해상도는 2만526PPI(인치당 픽셀수) 수준으로 애플 '비전프로' 해상도의 6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구부려도 되는 신축성을 지녀 곡면 등에 부착할 수도 있다. 앞으로 바이오분야 기술과 융합하면 영화 '인 타임'의 카운트보디시계처럼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피부처럼 늘어나는 전자타투같이 '신체 부착형 웨어러블 기기'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 수치나 혈압이 얼마인지를 피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요즘 자동차업계에서 러브콜이 많이 온다고 귀띔했다. 그에 따르면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는데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구부려 곡면 형태로 만들 수 있고 휘도(밝기)도 뛰어나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

그는 "학술대회에서 연구결과를 보고 해외기업들이 협력하자는 연락을 많이 해오지만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선두주자인 만큼 국내 기업들과 협업하고 싶다"며 "이번 테크마켓에서 만난 기업들과 연구결과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에서 걷고뛰는 '360도 러닝머신', 메타버스 체험감 확 바꾼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초박형 전방향 전신체감 보행 상호작용 '360도 트레드밀' 소개

윤정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세계,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세상에 등장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주로 활용될 뿐, 당초 기대했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영역까진 아직 나아가지 못했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체험감에서 기인하는 요인이 크다. 지금으로선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나 애플의 비전프로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디바이스로 꼽히지만, 이들 기기는 시각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데 그친다.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장치(HMD)만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전신(全身)을 가상공간에 투입하고 완벽한 몰입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상공간에서 촉각을 느끼게 하는 햅틱 장갑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 중인 가운데, 광주과학기술원(GIST) 윤정원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연구팀(뇌 나노로봇 연구센터)이 개발한 '360도 트레드밀'이 메타버스에서 걷기·뛰기를 구현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보통 헬스장에서 볼 수 있는 러닝머신 같은 일반적인 트레드밀은 1차원(단방향)으로만 보행 운동을 지원한다. 윤정원 교수팀의 360도 트레드밀(Omni-directional treadmill)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한다.

360도 트레드밀은 미육군연구소(ARL)가 2000년대초 최초로 개발해 2010년대에 상용화한 차세대 보행 인터페이스 장치다. 보행 의도(속도·방향)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용자의 위치를 기준 위치에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걷고 뛰는 행동을 하면 실제 현실에서는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메타버스상에서는 앞뒤좌우로 전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GIST 연구팀은 기존 360도 트레드밀의 두께·소음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연속으로 배치된 특수한 스크류 기어를 2단으로 적층해 고속·고가감속의 무한지면 구현에 성공했다.

기술의 공식 명칭은 '초박형 고속 전 방향 트레드밀 기반 메타버스의 전신 체감형 보행 상호작용 플랫폼 기술'이다. 새로운 기어 전동 방식(연속 배치 스크류 기어)을 통해 2차원 모션을 초박형 공간에서 실현할 수 있는 동력 전달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윤 교수는 "인간 몸무게(200kg이하)를 4m/s, 5m/s의 모션으로 이동 가능한 동력 전달 기술"이라며 "360도 전 방향 트레드밀 기반 보행 인터페이스를 통해 메타버스에서 공간 감각을 구현한다"고 했다.

이어 "초박형이라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최대한 조용하게 작동한다"며 "가정이나 사무실 등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몰입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기술은 가상공간 기반 공사 현장 설계, VR 여행 콘텐츠, 군사 훈련, 사이버 모델 하우스, FPS 게임,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윤 교수는 "치매 환자에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밖에서 운동하기가 힘든 상황인데 실내에서도 밖에서 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치매 환자에게 운동은 인지 능력 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핸드폰과 인터넷이 대표적인 수단이었다"며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데 있어서 이 기술로 실제감을 주는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더욱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파이더맨 슈트' 머지않았네…꿰맨 상처 실시간 관리하는 '전자실'
이재홍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섬유형 전자소자로 '카테터 실시간 모니터링 센싱시스템' 소개

이재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사진=DGIST
SF(공상과학)영화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슈트, 입으면 자동으로 사용자 몸에 착 감기듯 맞춰진다. 이런 수축력에서 더 나아가 팔목 부위 옷감에선 화면이 뜨고 AI(인공지능) 비서가 작동된다. 몸에 착 달라붙는 얇은 슈트에서 여러가지 ICT(정보통신기술) 기능이 구현되는 이런 의류 개발을 가능케 한 건 '섬유형 전자소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진 중인 '뉴럴링크' 프로젝트는 뇌에 미세한 칩을 이식해 사람과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때 칩 속 전극도 섬유형 전자소자를 썼다. 이처럼 섬유형 전자소자는 유연한 특성과 몸의 거부 반응이 기존 필름형태 전자소자보다 낮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이재홍 교수는 섬유형 전자소자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이재홍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이 기술을 응용한 '카테터 고정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센싱 시스템'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최근 애플의 '비전프로', 삼성의 '갤럭시링'처럼 고글, 반지 형태의 새로운 웨어러블(착용형) 기기가 나오고 있는 데 우리가 먼 미래 최종적으로 만날 웨어러블 기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이 제 연구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1990년부터 '스마트 의류'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초기 형태는 여러가지 전자 부품들을 옷에 덕지덕지 합친 형태였다. 이 교수는 "미래에 스마트 의류가 웨어러블 기기의 한 분야로 자리 잡으려면 심미성을 전혀 잃지 않은 완벽한 일체형 옷이 돼야 했고, 그러려면 의류의 기본 요소인 실·섬유 자체가 전자소자가 돼야 했다"고 말했다.

그가 섬유형 전자소자로 개발한 '스마트장갑'은 로봇과 드론(무인기)을 조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로봇팔도 제어한다. 사용자 손의 움직임을 로봇팔의 움직임과 연결, 원격조정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2021년엔 이 기술을 토대로 '의료용 전자봉합사'라는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이는 상처 부위 염증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섬유용 전자소자는 전자봉합사 이외에도 다양한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데, 이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자주 쓰는 카테터에 적용하고 있다. 카테터는 튜브 모양의 의료기구로 체내에 삽입해 체액을 배출·주입하는 데 사용한다. 소변을 배출하는 요도용부터 심혈관용, 정맥용 등 기능도, 모양도 다양하다.

카테터는 특정 신체 부위 안으로 넣기가 힘든 반면 쉽게 빠진다는 단점이 있다. 빠질 경우 외부균에 감염된 것으로 간주, 다시 쓸 수 없다. 만약 뇌 조직의 깊은 곳에 출혈이 생겨 이를 빼내기 위해 카테터를 삽입한 경우라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교수는 섬유형 전자소자 기술을 응용해 카테터 고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센싱 시스템을 개발했다. 예컨대 카테터가 당겨져 빠지려 할 때 간호사 휴대폰에 깔린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알림이 울리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그는 "카테터는 둥근 관 형태여서 일반적인 필름 형태 센서를 적용할 수 없어 섬유형 전자소자 기반의 신축성 스트레인 센서를 개발·적용한 것"이라며 "센서에 특정 기준을 입력, 그 이상으로 당겨져 늘어나게 되면 그 즉시 알림이 울리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개발한 카테터는 애초부터 의료 소모품 제조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만든 것"이라며 "현재 의료현장에서 수요가 많고 안정성도 뛰어난 데다 당장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테크마켓 발표 때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전기로 교통사고 예방?...충돌 가능성 예측 '초정밀 센서' 뜬다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센서' 공개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사진=unist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 한 번씩 겪어봤을 '정전기'.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정전기는 전압이 수천~수만 볼트에 달하지만 방전되는 순간이 짧은데다 에너지도 작고 저장이 어려워서 과학기술계에선 그간 쓸모없는 전기로 여겨왔다. 하지만 앞으로 정전기에 대한 이런 생각이 뒤바뀌질 모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영빈 기계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신기술 때문이다.

박영빈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 센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최근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인체가 통증을 느끼는 구조와 기능을 구조물에 부여하고 싶다는 게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교량, 건물 등 도시시설의 갈라짐 등을 모니터링하려면 IoT(사물인터넷)센서가 필요하다. 이 센서를 구동하려면 전원이 외부에서 공급돼야 하는 데 수천~수만 개의 센서에 일일이 배터리를 달긴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기술이 '자가발전을 통한 센서 구동법'이다. 박 교수는 "정전기는 아무리 모아도 지금 제가 차고 있는 시계 하나 완충하기 어렵지만 '탁탁' 마찰이 일어나는 순간 발생하는 소량의 전기로 데이터를 감지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내구성이 강한 섬유강화 플라스틱 기반 마찰전기 센서를 제작하고 실제로 도로에 해당 센서를 부착한 뒤 그 위를 차가 지나가는 타당성 평가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영상을 보니 타이어가 해당 센서 위로 진입할 때 측정장치 화면에 나타난 그래프 기울기가 순간 아래로 향하며 특정 수치에서 피크를 찍었고 타이어가 센서를 벗어났을 땐 그래프가 위로 향하며 피크를 찍었다.

박 교수는 "타이어가 센서를 밟고 지나갈 때 순간 전기가 발생한 것을 가지고 센싱한 것"이라며 "화면 하단 피크와 상단 피크 간 거리를 재면 현재 이 차가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센싱의 오차율은 3%로 다른 센서(5%)들에 비해 낮다는 설명이다.

이어 "예컨대 수십 대의 차가 센서를 밟고 지나갔다고 치면 정확하게 몇 대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지나갔는지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앞차와 뒤차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계산해 충돌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며 "도로별 사고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손도 적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로 꼽았다. 박 교수는 "로봇은 터치센서로 물건이 손에 닿았는지를 파악하는데 우리 기술을 터치감응센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교량 보수·보강공사, 스마트시티 UAM(도심항공교통),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등 안정성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이는 센서기술은 기초연구를 위주로 진행했으므로 앞으로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 나갈지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며 "테크마켓에서 만난 민간 기업들이 내준 아이디어 위주로 심도 있게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의족부터 피부미용까지…용도 다양한 만능 '미세침' 뜬다
이상훈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형상기억폴리머 소재 기반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 공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이상훈 교수/사진=DGIST
"환자 무릎 부위에 미세칩을 이식한 뒤 해당 부위 근육이 얼마나 회복했는지를 알 수 있다."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이 말이 최근 관련 기술 개발로 현실화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이상훈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자가복원 되는 형상기억폴리머 기반 마이크로 니들(미세침)' 기술을 소개한다.

이 교수는 최근 로봇의족 '로프트'(RoFT)를 만든 휴고다이나믹스와 서울아산병원, 중앙보훈병원,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로봇의족 소켓 내부 실리콘라이너 안에서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한 '표면 근전도 센서'를 지난 4년간 개발해 왔다. 이는 하지 절단 환자의 의도에 맞게 로봇의족을 제어할 수 있는 핵심장치다.

최근 사고에 의한 하지 절단 뿐 아니라 당뇨로 인한 하지 절단 환자수도 늘고 있다. 이런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잃어버린 다리를 대체할 로봇의족이 개발되고 있다.

로봇의족을 사용하려면 무엇보다 환자 의도에 맞게 하지 기능이 안정적으로 구현돼야 한다. 그러려면 환자의 생체신호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비침습적인 표면 근전도 센서를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나 아직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근전도 신호를 읽고 전달하기 위해선 센서가 소켓 내부에 스타킹처럼 신는 실리콘라이너 안에 위치해야 하는 데 실리콘라이너가 땀으로 젖으면 생체신호 계측 시 노이즈가 발생하고, 로봇의족 무게와 움직임에 의해 센서에 손상이 가는 경우가 생겨 장기간 근육 생체신호를 안정적으로 기록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로 형상기억폴리머라는 소재로 만든 마이크로니들을 구상했다. 형상기억폴리머는 물질의 형태를 기억해 그대로 재현하는 독특한 소재를 말한다. 여러 번 써도 일정 수준의 신체 열이 가해지면 원 상태로 돌아간다. 게다가 마이크로니들은 유연해서 보행을 관장하는 다양한 근육 부위에 부착 가능하고 부러지지도 않는다. 이런 기능을 갖춘 마이크로니들을 생체신호를 기록하는 전극으로 쓰는 것이다. 그는 "마이크로니들 생체 전극은 생체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장기간 반복적 사용에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3차원 프린팅 등을 통해 이를 손쉽게 대량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상기억폴리머 마이크로니들은 이뿐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스포츠 분야에서 이를 통해 근육 피로도를 더 자세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현재 피부에서 측정하는 근전도는 노이즈가 많다"며 "마이크로니들은 약간 피부를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초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신경학적 장애인 다발성 신경병증을 초기 진단하는 바이오 진단기기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다발성 신경병증은 대부분 감각과 운동신경 장애를 초래하는데 갑자기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점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지금은 바늘을 찔러 넣어 신경 신호 전송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데 굉장히 아프다"고 했다.

이어 "만약 마이크로니들로 대체하면 고통없이 지속적으로 근육 움직임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다발성 신경병증을 조기에 판단할 수 있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다"며 "현재 관련한 연구과제를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해당 기술은 화장품 등 뷰티 업계에서도 문의가 쏟아진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해 화장품의 영양성분 흡수를 돕는 제품들이 이미 시중에 나온 상태로 기술 개발 이후 관련 기업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현재 기술을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피부 속으로 주입하는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 테스트 해보지 않았지만 그 분야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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