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300억 손실 신한증권 현장검사···"포지션 규모 이해 안돼"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방윤영 기자 | 2024.10.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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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사옥/사진제공=신한투자증권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이른바 '검은 월요일' 시기에 ETF(상장지수펀드)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발생 원인 등을 면밀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피해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에서 내부통제에 실패한 것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ETF 운용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에 대해 이날 직원들을 파견해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상 문제나 허점이 없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자사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ETF LP(유동성 공급자)가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과대손실이 발생, 허위 스왑거래가 등록된 사실을 지난 10일 발견했다고 밝혔다.

금융사고 발생기간은 지난 8월2일부터 이달 10일까지로, 손실금액은 1300억원으로 추정된다. 8월 초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린 시기다. 이어 같은달 5일에는 국내 증시가 폭락한 '검은 월요일'을 맞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ETF 시장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내 거래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LP(유동성공급자) 부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LP역할을 벗어나 유동성을 바탕으로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선물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초기 손실 규모는 1300억원 까지는 아니었지만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 규모가 더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프랍트레이딩(자기자본 거래)인 점을 감안해 신한투자증권은 손실액을 회계에 반영하고 내부 감사와 필요시 법적 조치 등도 취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고가 난 경위와 손실 규모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피해 규모를 봤을 때 직원 한명, 혹은 소수가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이 이렇게나 허용될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내부 통제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어 내부 감사는 물론이고 금융당국의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당초 이번주로 예정돼 있던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도 연기했다. 오는 24일 최대 4000억원 규모 발행을 예고했었다. 시장에서는 ETF 운용 손실 여파가 회사채 발행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회계상 손실 반영시기 규모 등이 정해지지 않아서 투자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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