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서 시험지 유출이라니"…재시험 없다는 연세대, 수험생 '허탈'

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김선아 기자 | 2024.10.14 14:43

연세대 측 "공정성 훼손 없어… 재시험 고려 안 해"

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고사 시험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제가 온라인에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은 "시험 관리가 허술하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측은 논술 시험의 공정성을 훼손시킬 만한 행위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수험생 딸을 둔 40대 학부모 강모씨는 14일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대가 한강 작가 모교라고 해서 '명문대는 역시 명문대'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시험 문제도 잘못 표기되고 온라인에 유출까지 됐다고 하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 싶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허탈감을 숨기지 못했다. 올해 논술시험을 치른다는 수험생은 "미리 문제를 보고 고민할 시간이 더 주어졌다는 게 문제"라며 "1년 동안 수능뿐만 아니라 논술도 열심히 준비했다. 수험생 개인의 일생이 달린 문제인데 너무 허무하다"고 말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연세대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90분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날 한 고사장 감독관이 시험 시작 시간을 오후 1시로 착각해 오후 12시55분쯤 시험지를 교부했고 이후 잘못됨을 인지해 오후 1시10분쯤 문제지를 회수했다.

학생들은 시험 시작 전까지 자습 시간을 가졌다. 이후 온라인 상에는 논술 시험 문제 일부가 유출된 듯한 글이 올라왔다. 시험 시작 전인 12일 오후 12시52분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엔 "1문항 그림 슬쩍 보임. 정사각형 4개 등분되는 직사각형 그림 있다"는 글이 게시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시험 시작 전에 문제지가 배부된 사안과 무관한 부분"이라며 "사실상 그 도형이 있다는 인상을 인지했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파악할 수 없으므로 공정성을 해치는 정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험 문제지로 추정되는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했다. 연세대 측은 "시험 종료 이후에 문제지를 불법적으로 촬영한 파일이 공유된 것"이라며 "시험 시작 이전에 공유된 것처럼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유통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시험 종료 후 답안지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촬영된 것"이라고 했다.

또 같은날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는 4-2문항에서 수학 기호 'b'가 'a'로 잘못 표기돼 시험 종료 시각이 20분 늦어지는 일도 벌어졌다. 현재까지 연세대는 재시험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대면 조사를 모두 마친 상황"이라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수험생이 피해 보지 않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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