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완전체가 아니여도 완벽했던 월드투어의 시작 [현장에서]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4.10.14 10:21
ㅏ/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6개월 만의 컴백을 앞둔 세븐틴이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인천과 상암, 고척을 거친 세븐틴의 새로운 목적지는 고양이었다. 비록 2명의 멤버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완전체가 아니어도 세븐틴의 무대는 완벽했다.


세븐틴은 12~13일 고양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SEVENTEEN [RIGHT HERE] WORLD TOUR IN GOYANG'을 통해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올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초대형 스타디움 4곳에서 38만 관객을 동원했던 세븐틴은 이틀간 이어진 고양 공연에서 5만 8000여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번 공연 타이틀은 세븐틴의 시그니처 사운드 'SEVENTEEN RIGHT HERE'에서 따왔다. 작년보다 한층 커진 규모의 투어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 세븐틴만의 강한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13명이 아닌 11명, 빈 자리를 채운 열정



13인조 세븐틴은 이번 월트두어를 11명이 진행한다. 중국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준과 대체 복무를 시작한 정한이 투어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규는 "정한이 형과 준 형이 함께하지 못하는 콘서트지만 너무 속상해 하지 마시라. 언젠가 돌아올 사람들이다. 살짝의 아쉬움만 가져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라며 11명이 투어를 진행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옆에 있던 도겸은 "저희가 빈자리를 열심히 채워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도겸의 각오처럼 세븐틴은 두 명의 빈자리를 채워내기 위해 더욱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다. '독 : FEAR', 'MAESTRO', '어쩌나' '음악의 신' 등 세븐틴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타이틀 곡은 물론 'Fearless', 'Ash', 'Crush',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 등 다양한 수록곡이 가득 찬 무대는 세븐틴의 의지가 드러났다. '흑백요리사'에 빠져 연방 "이븐하게 익은 무대"를 외쳤던 호시의 말처럼 타이트하게 간이 밴 안무는 완벽한 익힘 정도를 자랑하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해가 지고 바람이 불며 다소 쌀쌀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열정적이고 뜨거운 무대를 자랑하는 세븐틴과 이에 호응에 더 큰 에너지를 주는 팬덤 캐럿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유닛부터 뮤지컬까지 다채로운 무대 구성



세븐틴의 열정적인 무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 건 웅장한 연출과 세트리스트 사이의 서사, 다양한 구성이었다. '독 : Fear', 'Fearless', 'MAESTRO'로 이어진 오프닝 무대는 무대를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뱀의 형상으로 위압감을 줬지만 결국 어두운 통로의 끝에서 밝은 빛이 난다는 스토리텔링으로 탄탄한 서사를 만들었다. 세븐틴의 성장 서사를 압축해서 보여준 오프닝 무대를 비롯해 공연 내내 폭죽과 화염 등 다양한 무대 장치들이 등장하며 화려한 위용을 자랑했다.


세븐틴 만이 가진 큰 특징 중 하나인 유닛 무대 역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으로 구성된 힙합팀은 패기넘치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준, 호시, 디에잇, 디노의 퍼포먼스팀은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정한, 조슈아, 우지, 도겸, 승관의 보컬팀의 감미로운 보이스도 하늘에 울려퍼졌다. 특히 퍼포먼스팀과 보컬팀은 각각 한 명의 멤버가 자리를 비웠음에도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Not Alone'의 한국어 무대로 분위기를 달군 세븐틴은 뮤지컬 섹션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캠핑카를 타고 여행을 떠난 멤버들이 뒤틀린 시공간에 빠졌다는 콘셉트는 세븐틴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와 맞물려 시너지를 냈고 '어쩌나', 'Snap Shoot', '음악의 신', 'Ima -Even if the world ends tomorrow' 등의 노래가 가진 매력을 배가 시켰다.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한발 앞서 감상한 'SPILL THE FEELS'



이번 공연은 또 하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14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세븐틴의 미니 12집 'SPILL THE FEELS'를 미리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SPILL THE FEELS’는 ‘감정을 쏟아내자’라는 뜻으로, ‘I FELT HELPLESS(나는 무력감을 느꼈다)’라는 문장의 알파벳 순서를 바꿔 만든 일종의 애너그램이다. 이를 통해 상대를 믿고 감정을 솔직하게 공유한다면 우울하고 힘든 순간도 희망찬 미래로 향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타이틀곡 'LOVE, MONEY, FAME (feat. DJ Khaled)’은 다양한 감정 중 ‘사랑’을 주제로 한다. 힙합, R&B 특유의 그루비한 멜로디로 사랑에 대한 확고한 결심을 담았으며 DJ 칼리드가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무대를 마친 뒤 승관은 "'마에스트로' 때도 그랬는데 컴백 전에 콘서트를 하고 사랑과 응원을 듬뿍 받고 컴백하는게 에너지가 다르더라. 이번에도 시기가 잘 맞아 (무대를 먼저)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븐틴은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힙합팀의 'Water', 퍼포먼스팀의 'Rain', 보컬팀의 '사탕' 등 유닛별 신곡도 함께 공개했다. 정상을 향한 힙합팀의 열망을 담은 ‘Water’, 뉴트로 디스코를 시도한 퍼포먼스팀의 ‘Rain’, 재지한 피아노 연주이 돋보이는 보컬팀의 ‘사탕’은 세븐틴이 가진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특히 '사탕' 무대에서는 정한의 목소리가 흘러나와 마음만은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힙합팀의 민규는 '워터'에 대해 "노래의 절반이 '워터'다. 콘서트를 상상하며 만든 노래"라고 설명했다. 우지는 '사탕'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복잡하지 않나. 다 큰 어른들의 사랑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디에잇은 퍼포먼스팀의 '레인'에 대해 "무대와 분위기가 있고, 그 안에서 계속 리듬을 타며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곡"이라고 밝혔다.


/사진=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이제 시작"..세븐틴, 완전체가 아니라 할지라도



앙코르 공연 도중 버논은 "정한이 형, 준 형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완전체로 돌아올 테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버논의 말처럼 군백기에 돌입한 세븐틴이 13인조로 다시 뭉치게 될 순간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콘서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던 건 완전체가 아니라 할 지라도 세븐틴다운 매력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세븐틴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컴백 전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14일 앨범을 발매하는 세븐틴은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아시아 주요 도시를 돌며 존재감을 뽐낼 예정이다. 'SPILL THE FEELS'는 선주문량 346만장을 넘기며 뜨거운 관심을 짐작하게 했다. 올 상반기 532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던 세븐틴이 2년 연속 '천만 아티스트'에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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