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재계에 따르면 MBK·영풍의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는 14일 마무리된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을 주당 83만원에 최대 302만4881주(14.6%) 사들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격전지로 떠오른 영풍정밀의 경우 주당 3만원에 최대 684만801주(43.43%)를 매입한다. 공개매수 결과는 오는 17일쯤 나올 게 유력하다.
이에 맞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매수는 오는 21일(영풍정밀), 23일(고려아연)까지 이어진다. MBK·영풍 공개매수에 참여한 후 남은 물량이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구조여서, 이번주 나올 MBK·영풍의 공개매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MBK·영풍이 잡은 목표의 최대치까지는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 회장 측이 지난 11일 매수가격을 올리고, 수량을 늘리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영풍정밀 가격을 주당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공개매수 수량도 고려아연은 최대 372만6591주(18%)에서 414만657주(20%)로, 영풍정밀은 393만7500주(25%)에서 551만2500주(35%)로 확대했다.
최 회장 측은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주식 모두를 쓸어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응할 수 있는 실질 유통물량이 20%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자사주 매입 규모를 여기에 맞췄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사실상 유통되는 고려아연 주식 물량 전부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확대한 것"이라며 "마지막 한 주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MBK·영풍이 공개매수로 지분 7%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구조 상 최윤범 회장 측 우호지분은 33.99%, MBK·영풍 측은 33.13%이다. 최 회장 측이 '자사주 취득 후 소각' 방식의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기에 MBK·영풍이 지분 7%를 확보한다면 과반 지분율을 달성할 수 있다. MBK·영풍이 3~4%만 획득해도 지분율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느 한 곳이 압도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된다면, 결국 이사회에서 경영권을 쥐기 위한 장기전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위한 수싸움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법정 다툼 역시 지속될 게 유력하다. MBK·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 심문기일은 오는 18일이다. 이외에도 양측은 시세조종, 시장교란, 배임 등을 이유로 각종 고소전을 예고한 상태다.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 MBK 관계자는 "단 1주만 청약이 들어오더라도 공개매수는 완료되고, 영풍과의 협약에 따라 양사가 보유한 지분의 절반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을 취득하고 고려아연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라며 "공개매수 제도가 대주주의 지분거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엄중한 규제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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