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던 장기 카드채, 볕 들어온다…올해 발행액 7% 증가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4.10.14 16:30
올해 발행된 만기 5년 이상 카드채/그래픽=임종철

올해 카드사의 만기 5년 이상 장기채 발행액이 1년 전보다 3000억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채 조달금리가 내려가면서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위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물 발행을 주도는 신용등급이 높은 상위권 카드사로 하위권 카드사는 여전히 단기물 의존도가 높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카드채 중 만기가 5년 이상인 장기물 발행액은 4조7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발행된 5년 이상 카드채는 4조4200억원 규모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장기물 발행액이 7% 늘었다.

발행액과 더불어 발행 건수도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카드사가 5년 이상 만기로 채권을 발행한 건수는 총 75건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4건이었다.

카드채 조달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장기물 발행이 차츰 활기를 띠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하반기 채권시장이 얼어붙고 조달금리가 높아진 뒤 카드사는 장기물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장기물은 단기물보다 금리부담이 큰데 당시 신규 발행금리는 5~6%대에 달했다.

현재는 2년 전과 비교해 금리가 크게 내려간 상황이다. 신한카드는 이달 10일 3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카드채를 3.449% 금리로 조달했다. 반면 2022년 12월 신한카드의 700억원 규모 3년 만기 카드채 조달금리는 6.27%였다.


장기물 발행이 재개되면서 카드사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아지면 2022년 레고랜드발 사태처럼 갑작스럽게 채권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자금운용이 어려워진다. 장기로 채권을 조달해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금융사는 조달금리가 치솟는 시기 단기차입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단기물에 의존하는 금융사는 기존 채권의 만기도래에 맞춰 신규채권을 발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기차입은 장기투자금과 만기를 맞추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만 장기물 발행시장은 아직 상위권 카드사의 독무대로, 하위권 카드사는 여전히 단기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발행된 5년 이상 카드채의 87%는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 상위 4개사가 발행했다. 4개 카드사의 신용등급은 모두 AA+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자산규모와 당기순이익에서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해에만 5년 이상 카드채를 총 36차례 발행했다.

하위권 카드사로 분류되는 4개 카드사(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중에는 롯데카드만 올해 4차례 장기차입에 성공하고 나머지 3개 카드사는 모두 만기 3년 이하로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AA-, 우리·하나카드는 AA0, 비씨카드는 AA+다. 조달금리가 1~2%대였던 2021년에는 하위권 카드사도 5년 이상 카드채를 1년 새 18차례 발행했다. △롯데카드 9건 △우리카드 2건 △하나카드 6건 △비씨카드 1건이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절대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유동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단기차입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했으나 조달환경이 안정화되면서 만기 구조를 다양화·장기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래의 차환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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