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제약사 3분기 실적 살펴보니…연구개발·해외 공략에 '호호'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10.13 16:06
'빅5' 제약사 3분기 실적 현황/그래픽=김다나
유한양행, 녹십자 등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지난 3분기에 각각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거나 적자에서 탈출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해외 시장 공략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매출 상위 제약사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다수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3% 증가한 5484억원으로 전망되면서 분기 사상 최대치를 예고했다. 영업이익도 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실적은 국산 항암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지난 8월 미국 존슨앤드존슨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을 승인받으면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6000만달러(약 810억원)를 수령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09% 증가한 4969억원, 영업이익은 32.27% 증가한 433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번 분기에는 약 600억원가량의 독감백신 매출이 반영됐다. 또 미국 혈액제제 알리글로 매출도 반영됐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로 지난 7월부터 물량이 출하됐다.

이달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글로 3분기 매출은 약 200억원으로 전망된다"며 "고마진 제품인 알리글로의 연간 매출은 600억원대로, 분기별 적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한미약품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8%, 2.71% 증가한 3904억원, 591억원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의 대표 효자 품목인 아모잘탄, 로수젯의 견조한 성장세 덕분이다.


오는 11월 예정된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악재인 오너가 분쟁이 결론 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 이슈, 내부감사 등 거버넌스 이슈가 있었지만, 한미약품의 영업가치, 연구개발은 순항 중"이라며 "11월 임시 주총에서 분쟁의 윤곽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웅제약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27%, 22.87% 증가한 3554억원, 361억원으로 예측됐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펙수클루'의 처방실적이 꾸준히 늘어나 23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펙수클루는 해외 수출도 있어 글로벌 매출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판매되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미국에선 보톡스 다음으로 잘 팔리는 제품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근당은 매출 상위 5개 제약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종근당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4118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44.65% 감소한 308억원으로 예측된다.

HK이노엔 케이캡의 공동판매 종료,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약가 추가 인하 등으로 실적 하락 요인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이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부터는 실적이 개선된다고 봤다. 대웅제약 펙수클루 공동판매 등 신규 품목을 강화하면서 공백 해소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제약산업은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정갈등으로 매출 감소 등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구개발 투자의 성과가 나타나고 해외 시장 개척의 결실을 맺는 등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겨났다.

업계 관계자는 "의정갈등, 정부 정책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내수 대신 기술수출을 통한 마일스톤 수령, 제품 위탁판매 등이 가능한 해외에 눈을 돌리는 등 자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시간이 된 것 같다"며 "제약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던 분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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