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8→7→6→5' 마법같은 KT 돌풍, KBO 최초 또 최초 새 역사 쓰고 잠실에서 멈췄다 [준PO5 현장]

스타뉴스 잠실=김동윤 기자 | 2024.10.11 22:10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LG전이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연장 11회 접전끝에 LG에 6-5로 승리한 KT 선수들이 팬들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KT 위즈의 마법이 잠실야구장에서 멈추어 섰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1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에 1-4로 패했다.

이로써 KT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의 아쉬움을 안긴 LG에 설욕하는 데 실패했다. KT를 제압한 LG는 하루 휴식 후 13일부터 정규시즌 2위 팀 삼성 라이온즈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1승 2패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거둔 4차전 승리로 3위 팀 LG를 몰아붙인 KT였다. 2차전에서 아쉬웠던 13승 우완 엄상백에게 다시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엄상백은 2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타선 역시 마운드를 도와주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장성우, 강백호, 오윤석 외에는 안타조차 치지 못했고 유일하게 나온 득점도 땅볼 타구 때 홈을 밟은 것이었다.

하지만 KT에 충분히 의미가 있는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선발 투수들의 부상 악재로 4월 중순까지 10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남은 선수들로 어떻게든 버텨냈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자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결국 정규시즌 종료 10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는 5위 안정권에 들었고, 끝내 72승 2무 70패로 KBO 역대 최초 5위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만들었다.

5위 타이브레이커 게임도 극적이었다. 8회초까지 1-3으로 지고 있었으나, 8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김광현에게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극적으로 맞이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사상 첫 5위 팀의 업셋을 이뤄내는 등 새 역사를 두 차례 썼다.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KT전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KT의 고영표(왼쪽)와 박영현.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 과정에서는 투수들의 역투도 눈부셨다. 선발 투수 고영표는 멀티 이닝 릴리버이자 소방수로서 맹활약했다. 그는 9월 28일 수원 키움전에서 5이닝 1실점, 이틀 뒤인 10월 1일 SSG와 5위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해 1⅔이닝(26구) 무실점으로 KT의 가을야구행을 이끌었다.


가을야구에서도 타이브레이커로부터 하루 휴식 후 10월 3일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1이닝(14구) 무실점 투구를 했다. 10월 5일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선발 등판해 4이닝(56구) 1실점, 4차전에서는 3⅓이닝(52구) 1실점으로 시리즈 동률을 이뤄냈다.

마무리 박영현의 투혼도 잊을 수 없다. 9월 27일 수원 키움전 1⅔이닝(24구) 무실점, 9월 28일 수원 키움전 ⅓이닝(8구) 무실점, 10월 1일 SSG와 5위 타이브레이커 게임 1⅓이닝(26구) 무실점으로 KT 뒷문을 틀어막았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도 4경기 6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KT가 막판까지 승부를 펼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시리즈 패배 후 만난 박영현은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인다. 다음 시즌은 더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기적적인 막판 연승 행진에는 팬들의 응원도 빼놓을 수 없었다. 올 시즌 KT는 12회로 구단 한 시즌 최다 매진 신기록(종전 2023년 5회)을 세웠다. 또한 올해 최종 관중 수 84만 3942명을 달성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한 시즌 홈 경기 80만 관중을 돌파했다. 선수들도 "지난해 한국시리즈보다 더 많이 오신 걸 느낀다"며 확실히 체감할 정도.

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박경수 역시 3루에 있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 뒤 "너무 많이 울면 안 될 것 같아 정말 많이 참았다. 우리 팬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이 없다"고 감격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올해 KT는 감독님께서도 많이 표현하셨지만, 정말 마법 같은 팀이었다. 또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우리가 그만큼의 실력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본다. 우리 후배들에게는 더 이상 해줄 말이 없다. 너무 잘하고 있고 잘해왔고 앞으로도 당연히 지금처럼 잘할 거기 때문에 따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kt전이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선수들이 패색이 짙어지자 침울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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