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주주환원율 35%로 확대...배당금 분할 지급 검토

유통업계 최초 밸류업 공시...2030년 매출 20.3조, 영업이익 1.3조 목표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CEO IR데이에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유통업계 최초로 밸류업 공시를 진행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주주환원율 확대, 최소 배당금 설정, 배당절차 개선 등 주주 친화 정책을 제시하고, 신성장 사업을 통해 중장기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1일 롯데쇼핑이 공시한 2024~2030년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따르면 주주환원율을 현재 30%에서 35%로 높이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3500원의 최소 배당금을 책정했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이 이익을 주주들에게 더 많이 나눠준다는 의미다.

배당 절차는 현재 '기말 이후 배당액 확정'에서 '배당액을 먼저 공개한 후 기준일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현재 연 1회 지급하는 배당금을 분할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통사로서 본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백화점은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핵심 상권에서 시장 경쟁력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올해 본점, 수원점, 인천점의 단계적 리뉴얼 오픈을 진행했고, 향후 추가적인 점포 리뉴얼과 쇼핑몰 사업 확대로 상권 경쟁력을 강화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사업부 통합 시너지를 통해 '국내 넘버원(No.1) 그로서리 시장'으로 성장 발판을 다졌다. 주요 점포를 신선식품 전문 매장인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로 전환할 방침이다. 특히 영국 오카도와 추진 중인 'e그로서리 사업'도 통합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커머스는 패션, 뷰티, 아동, 명품 등 버티컬 전문몰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 그룹사 역량을 활용한 상품기획(MD)과 개인화 마케팅 강화에 집중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내실 경영에 주력한다.

올해 상반기 손익을 크게 개선한 하이마트, 홈쇼핑, 컬처웍스 등 자회사들은 수익성 증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한다.

해외사업은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직 구조를 재편한다.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성해 전략적인 사업 확장을 도모한다. iHQ 역할은 현재 동남아 주요 법인들을 소유하고 있는 싱가폴 홀딩스[LOTTE SHOPPING HOLDINGS (SINGAPORE) PTE. LTD.]가 맡게 된다. 현지 사업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한다.

롯데쇼핑 CI.

신성장 분야로는 RMN(리테일미디어네트워크)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실시간 가격 비교, 자동발주시스템 등 유통업에 특화된 AI(인공지능)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이 같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통해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사업 매출액은 3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존에 공시한 중장기 가이던스는 수정했다. 2026년 매출 15조20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으로 종전보다 소폭 낮췄다. 내수 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저하 등을 감안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SG 추진 전략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소(2018년 대비), 2040년까지 전 사업장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한 Net-Zero 달성을 제시했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밸류업 전략을 추진해 중장기 실적 개선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한 안정적인 배당지급과 주주환원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며 주주와 함께 성장하는 롯데쇼핑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이날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초청해 'CEO IR DAY'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 김상현 부회장. 장호주 CFO 부사장, 김원재 재무본부장 상무 등이 참석해 투자 업계와 소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