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폴리티코·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레바논 남부에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 3곳에 폭격을 가해 국제평화유지군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다친 유엔군은 인도네시아인이고,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평화유지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탱크가 레바논 남서부 도시 나쿠라에 있는 본부의 관측탑을 향해 발포했고, 평화유지군 2명이 상처를 입고 치료받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은 또 인근의 다른 이탈리아 기지 두 곳에도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유엔 군인들은 이스라엘군이 보안 카메라를 "고의로 발사하고 무력화했다"고 했다. 1970년대에 창설된 유엔평화유지군은 2000년 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경계선인 블루라인에 주둔하며 해당 지역의 치안 회복 임무를 수행해 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성명에서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들이 유엔평화유지군 초소 인근 지역에서 활동한다"며 "오늘 아침(10일) 이스라엘 방위군(IDF) 병력이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옆 나쿠라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역에서의 작전 수행을 위해 유엔군에게 보호 공간에 머물 것을 사전에 알린 뒤 공격을 감행했다며 "IDF는 유엔평화유지군과 일상적인 통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평화유지군은 "이스라엘군은 유엔군이 대피하고 있던 벙커 입구를 타격하고 국경과 가까운 평화유지군 초소의 장비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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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제법 위반' 비판 성명…미국도 "유엔군 안전 위협 안 돼" ━
프랑스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유엔평화유지군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한다. 평화유지군을 보호하는 건 모든 분쟁 당사자에게 부과된 의무다. 프랑스는 당사국들이 이런 의무를 존중하고, 이들의 이동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스라엘 당국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도 "이스라엘이 가자, 서안지구(웨스트뱅크), 레바논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데 이어 유엔군을 공격한 것은 자국의 범죄에 대해선 처벌이 없다는 인식을 나타낸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백악관도 우려를 표명하며 이스라엘 측에 이번 상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이스라엘이 이스라엘 시민을 위협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헤즈볼라 인프라를 파괴하기 위해 블루라인 근처에서 표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이 이런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유엔평화유지군의 안전과 보안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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