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정소민, 공감으로 완성한 배석류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4.10.11 09:39

열애설 정해인과의 호흡? "다시 한번 호흡 맞추고 싶다"

/사진=이음해시태그


많은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로코퀸' 정소민에게도 '엄마친구아들'의 배석류는 유독 정이 많이 가는 캐릭터였다. 자신과 닮은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공감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정소민의 배석류는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나아가 전 세계 많은 시청자들 역시 정소민의 배석류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엄마친구아들'(연출 유제원·극본 신하은, 이하 '엄친아')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하려는 여자와 그의 살아있는 흑역사인 '엄마친구아들'이 벌이는 파란만장 동네 한 바퀴 로맨스다. 정소민은 잘나지 않은 부분이 없는 엄친딸이지만 자신의 인생을 재부팅하기 위해 나선 배석류 역을 맡았다.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소민은 "많이 공감이 갔던 석류를 만나 행복했다"는 소감과 함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정소민의 소감에서 언뜻 드러난 것처럼, 정소민이 배석류를 선택하고 이해한 키워드는 공감이었다. 모든 것이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소민은 여러 부분에서 자신과 닮아 있는 배석류를 보며 출연을 결심했다.


"누구에게나 번아웃이 올 수 있는데 그 계기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지만, 겹쳐지는 것들이 있어서 조금 더 쉽게 공감하는 포인트가 있었어요. 많은 책임감과 짐을 짊어진 상태로 쉼 없이 달려오다가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된 부분이 그랬어요. 또 장녀만이 느끼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가지게 되는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석류를 보면서 마음도 쓰이고 응원하게 됐어요."





/사진=tvN


가장 큰 공감 포인트는 'K-장녀'였다. 남동생을 둔 'K-장녀' 배석류와 마찬가지로 정소민 역시 남동생을 둔 'K-장녀'다. 정소민은 과거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석류를 이해했고 현장의 도움을 받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K-장녀'의 특징을 뽑아냈다.


"실제로 저에게만 통금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데 당시에는 룰이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답답하고 억울했죠. 석류도 '왜 나한테만 엄격하냐'고 쏟아내는 장면이 있는데 대본을 보면서도 마음이 아팠어요. 현장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동진이가 등장하면서 서러움이 더 폭발하는 장면이라든지, 엄마보다는 관대하다고 느꼈던 아빠마저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진짜 잘하는 줄 알지'라고 말하는 게 비수로 꽂혔어요. (조)한철 선배님이 매우 좋은 분인데 그런 말을 쏟아내실 때는 정말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목표를 위해 위해 달리다가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한 배석류의 모습도 정소민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정소민은 다행히 이제는 자신을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계속 달려 나가다 보면 너무 많은 게 소진되기만 하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고요. 20대 후반, 30대 초반부터 그런 걸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그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는 많이 뒤돌아보려고 노력했어요. 앞으로의 인생에서 방향성을 잘 잡아놔야지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바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계속 생각하면서 점점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처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보다는 많이 편해진 것 같아요."


이같은 배석류의 모습은 정소민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어냈다. 한국의 수많은 'K-장녀'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들 역시 배석류의 모습에 자신을 이입했고 이를 이겨내는 정소민의 연기를 보며 따뜻한 위로를 얻었다. 정소민은 이 과정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시청자를 보며 따뜻하고 뭉클했다고 전했다.


"댓글 중에 일본 분께서 석류랑 비슷하게 직장에서 괴롭힘을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석류처럼 크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살도 빠지고 마음 고생을 했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석류를 보면서 내가 그 당시에 정말 많이 울고 싶었다는 걸 느끼셨다고 하면서요. 그 말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됐고 전 세계 시청자분들이 그분을 응원하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광경도 정말 따뜻하고 뭉클했어요."






/사진=이음해시태그


다만, 극 중 배석류가 위암에 걸리고, 수술받았던 사실을 숨기는 설정은 지나친 무리수가 아니냐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처음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소민은 "의아한 부분이 많다는 점도 이해가 간다"고 전했다.


"처음 대본은 4부까지 받았지만, 위암으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건 중요한 포인트고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미리 공유를 받았어요. 그래서 석류가 몸도 마음도 완벽하게 치유되지 않은 채로 치유를 하고 싶어 한국으로 왔다는 걸 염두에 두고 촬영했어요. 초반에 석류가 아팠다는 걸 모르고 보셨을 때 의아했던 부분들이 많다는 점도 이해는 가요.


정소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정해인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두 사람은 첫 호흡이 믿어지지 않는 케미를 보여줬다. 작품 방영 도중 두 사람의 열애설이 제기될 정도였다. 정소민은 "그만큼 캐릭터와 케미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정해인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점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케미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꼭 다른 작품에서 다른 느낌으로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려있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시너지였어요. 다음에 다시 만나면 출발선이 다르니까 훨씬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 같아요. 이미 호흡을 맞춰봤고, 서로에 대해 아는 점과 정보가 있으니 0에서 시작하는 것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사진=이음해시태그


로맨스와 코미디에 더해 공감까지 불러일으킨 연기를 선보인 정소민은 '엄친아'를 통해 다시 한번 '로코퀸'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했다. 정소민은 "정말 감사하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로코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에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특정 장르에 국한되기보다는 다양하면서도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런 수식어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해요. 다만 장르에 대해서는 열려 있어요. 여러 가지 장르를 만나고 싶어요. 사실 장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제가 대본을 보고 빨리 촬영장에 가고 싶다고 마음이 드는 지예요. 지금 작품을 선택하는 가장 첫 번째 기준은 이야기예요. 그 다음이 캐릭터고요. 데뷔 초반에는 일부러 '할 수 있을까' 싶은 배역도 했던 것 같아요. 폭을 넓히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이야기 자체에서 느껴지는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장르의 차기작을 검토 중이라는 정소민은 남은 2024년의 계획에 대해 "재정비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앞만 보고 달리다 넘어진 배석류와 달리 자신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정소민은 이렇게 밸런스를 맞춰가며 오래오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 남은 시간은 재정비의 기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특별히 뭔가 계획한 건 없어요.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기 전에 휴식을 가질 것 같아요. 앞으로 배우로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제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사람으로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편안하게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하면서 나이 먹어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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