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던 증시 발목잡은 물가…보스틱 "11월 금리동결"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4.10.11 05:17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낮았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저감속도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예상치와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는 아니었지만 이틀간 반등했던 지수에 하루 정도 쉴 명분으로는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저감이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으면서 일부에서는 금리인하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7.88포인트(0.14%) 하락한 42,454.12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1.99포인트(0.21%) 내린 5780.05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9.57포인트(0.05%) 하락해 지수는 18,282.05에 마감했다.

쿡손피어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루크 오닐은 "오늘 증시는 분명히 소비자 물가지수(CPI) 보고서에 의해 주도됐다"며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금리에 약간 더 민감한 소형 및 중형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은 CPI가 예상을 상회한 것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1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시장이 원하는 대로 금리인하를 하는 대신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고 본다"며 "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에 저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2.4%…예상치 0.1%p 상회


미국의 지난 9월 CPI가 전문가 예상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PI는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 중 하나로, 미국 기준금리 향방을 예측할 가늠자 역할을 한다. 이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 고용통계국이 집계한 지난달 CPI는 1년 전보다 2.4%, 1달 전보다 0.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전년비 2.3%, 전월비 0.1% 상승을 예측했다.

국제정세와 기후, 계절에 따라 변동이 심한 식품,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비 3.3%, 전월비 0.3% 올랐다. 전문가 예상치는 1년 전보다 3.2%, 1달 전보다 0.2% 상승 수준이었다.

통계국은 주거비용과 식품 물가가 물가 인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주거비용 상승률은 0.2%, 식품 물가 상승률은 0.4%를 기록했는데, 두 품목 상승분이 전체 상승분의 75%를 차지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다음달 7~8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JP모건 데이비드 켈리는 "중앙은행의 관점에서 볼 때 금리는 아직 너무 높다"며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 수준으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숏컷'에 무게를 두는 발언이다.


자산운용사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은 블룸버그에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진행을 감안할 때 올해 남은 두 차례의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할 것으로 본다"며 "이러한 인하 주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리가 내년 여름쯤 3% 정도로, 거의 중립적인 수준으로 돌아올 때가지 (인하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실업수당 신청급증…허리케인과 보잉 파업 영향


[엘세군도(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엘세군도의 보잉사 건물에 지난 2011년 1월25일 보잉사 로고가 보이고 있다. 보잉사가 이미 보잉사 제조 체인의 일부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의 모든 주식을 47억 달러(약 6조4959억원)에 매입해 이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30일 오후(현지시각) 발표했다. 2024.07.01. /사진=유세진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보다 3만 3000건 늘어난 25만 8000건으로 급증했다. 당초 예상치는 23만건이었는데 추정치를 다소 웃돈 것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증가분의 거의 대부분이 폭풍으로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항공사 보잉의 파업으로 3만 3000명의 근로자가 미시간에서 어려움을 겪은 여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RSM의 수석 경제학자 조셉 브루수엘라스는 "실업수당 신청 증가는 고용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적 요인의 시작일 뿐"이라며 "허리케인과 관련한 왜곡 외에도 단기적으로 중요한 경제 데이터에 의한 왜곡이 계속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 내년엔 경제성장률 회복 예상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9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선거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 라 과르디아 국제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24.10.1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증시는 최근 지정학적 위험 증가와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큰 변동성을 맞고 있지만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적어도 내년에는 경제 성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웰스파고의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 스콧 렌은 "현재와 같은 후반 사이클 경제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변동성이 나타나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그 이유로는 투자자들이 현재 중소형 주식이나 해외 주식보다는 미국 내 대형 기술주 투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콧 렌은 "내년에 성장세가 개선돼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기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향후 몇 달 동안 주식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그 기회에 진입점을 낮게 잡는다면 내년에는 기업들의 더 나은 실적을 기대하면서 주식 매수를 더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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