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이삿날, 이달말로 늦췄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4.10.11 04:00
퇴직연금 적립규모, 상위 금융회사/그래픽=윤선정
이달말부터 400조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 머니무브가 시작된다. 현재는 퇴직연금의 절반을 은행권이 점유하고 있지만 이달 말부터는 퇴직연금 현물이전(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퇴직연금 환승'이 간편해진다. 퇴직연금을 바꾸려는 가입자는 기존에 운용하던 금융상품을 모두 팔고 현금을 옮겨야 했는데 이제는 상품 그대로 이사하면 된다.

현물이전 제도는 이달 15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금융권 시스템 개편이 지연되면서 이달 말로 일정이 늦춰졌고, 지방은행 등 일부는 내년 상반기에 들어올 곳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에 따르면 예탁원은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들과 함께 오는 14일까지 퇴직연금 현물이전 관련 업무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미 지난 8월부터 테스트를 진행해 왔으며,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도입에 따라 신규 및 수정 전문 송수신 등을 전체 프로세스를 점검 중이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 포트폴리오 그대로 옮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는 현금화된 퇴직연금만 이전할 수 있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가입자의 선택폭이 넓어지는 만큼 금융권의 퇴직연금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금융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4000억원이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198조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투자업계가 86조7000억원, 생명보험 78조4000억원, 손해보험 14조8000억원 순이다. 이달 말부터 허들이 낮아지면 다수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계좌의 금융사 및 금융업종 간 이동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은행권에서 증권업계로 이전하는 고객들이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보험권도 수성과 쟁탈을 되풀이하는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제도시행 초반에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금융기관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15일 예정됐던 현물이전이 이달말로 연기된 것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을 중심으로 일부 사업자들이 시스템 미비로 참여가 어렵다는 의견을 당국에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금융당국과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이날 만나 현물이전 제도 시행을 미뤘다.

구체적으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을 비롯해 삼성생명과 하나증권 등도 15일 오픈이 어렵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달말까지 제도시행을 일단 유예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 참여를 어려워하고 있는 곳들 중 일부는 내년까지도 시스템을 완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는 곳들도 있다. 금융당국이 기대했던 업권 전체의 일괄참여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지만 가입자 편의를 위해서라도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하루 빨리 시행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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