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밀턴이 9일 저녁 8시30분 플로리다 서부 새로소타 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했다고 발표했다. 상륙 전 가장 높은 5급 허리케인이던 밀턴은 점점 기세가 약해져 상륙 당시에는 최대 풍속 시속 195㎞인 3급으로 조정됐다. 이어 밤 11시에는 최대 풍속이 시속 165㎞로 감소해 2급으로, 자정을 넘겨서는 1급으로 떨어졌다.
허리케인 세력이 약해지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허리케인 경로를 따라 피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밀턴이 최소 19건의 토네이도를 일으켜 이동식 주택을 포함한 주택 125채가 파괴되는 등 여러 카운티가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위험하므로 대피소에서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정전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밀턴이 상륙한 지 약 5시간여 만에 280만 가구와 사업체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밀턴이 상륙한 시에스타 키 인근 새로소타, 마나티, 피넬라스 카운티 등에서는 80% 이상, 플로리다 중부 하디 카운티에서는 97% 넘는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다. 밀턴으로 인한 강풍이 플로리다 동부 해안을 향해 불면서 정전 피해 가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우로 인한 폭발성 홍수도 발생했다. 밀턴이 지나간 탬파, 세인트피터즈버그, 클리어워터 등 탬파만 지역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세인트피터즈버그에는 9일에만 465㎜의 비가 내렸다. 세인트피터즈버그에는 수도관이 파손돼 도시 전체 수도 서비스 공급이 중단됐다.
밀턴 상륙에 앞서 플로리다의 총 67개 카운티 중 15개 카운티에서는 의무적인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중에는 연안 저지대 지역인 탬파 대도시권에 사는 주민 310만명이 포함됐다.
밀턴은 플로리다 동부 해안을 향해 시속 26㎞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 올랜도 전역에 심한 비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밀턴 중심부는 이날 해가 뜨기 전 동해안으로 이동할 예정이며 오전에는 비바람이 점차 잦아들 전망이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이날 날이 밝은 뒤 밀턴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집계할 계획이다.
한편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26일에도 초강력 허리케인 '헐린'이 상륙해 광범위한 피해를 봤다. 헐린은 플로리다, 조지아,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6개 주를 휩쓸었다. 사망자 최소 230명, 재산 피해는 30억달러(약 4조320억원) 이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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