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구가 중동평화를 위해 노력한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 내부에선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두 기관이 국제사회에서 친팔레스타인 입장에 서있다는 비난이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보복할 것으로 예상돼 실제 평화를 이루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다는 점도 수상자 선정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로 UNRWA와 ICJ를 꼽고 있다. 가자전쟁이 발생하고 중동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동은 유엔의 평화 유지 활동에서 불균형적으로 비중이 커졌다. ICJ 역시 1년 전 하마스의 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또 다른 기관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UNRWA가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8월 직원 9명을 해고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주장에 서방 기부자들 여럿이 UNRWA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그러나 가자 지역에 1만3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UNRWA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세로 직원 220명이 사망했고, 건물 3분의 2 이상이 공습 피해를 입었다. 우르달 소장은 UNRWA에 상을 수여하는 것이 "하마스에 대한 정치적 지원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UNRWA가 아랍-이스라엘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영속화시켰다고 주장한다. UNRWA는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을 돌보는 임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내 팔레스타인 학교, 병원 및 기타 기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연구한 역사가 아슬 스빈은 이스라엘 입국이 금지된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가 수상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구테흐스 총장이 이란의 자국 영토에 대한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지 않았다며 반감을 표하고 있다.
센추리재단의 텔아비브 소재 여론 전문가 달리아 샤인들린은 UNRWA나 ICJ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경우 이스라엘 국민은 "전 세계가 이스라엘을 미워한다는 또 다른 증거"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인 대부분은 유엔이 자국에 대한 편견을 갖고있다고 보고 있다.
1993년 체결된 오슬로 협정의 3인(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수장·이츠하크 라빈 당시 이스라엘 총리·시몬 페레스 당시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이듬해 나란히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라빈 총리가 1995년 11월 극우파에게 암살되고 이후 양측에 협정 반대 세력이 득세하면서 협정 실행이 유야무야됐다.
한편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는 기술 분야의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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