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흑자궤도' 오른 컬리, 2.3조원 결손금 턴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4.10.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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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플랫폼 컬리가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결손금을 털어낸다. 그동안 쌓인 자본잉여금으로 결손금을 보전해 회계상 재무건정성 확보에 나선 것. 올해 상반기 흑자 궤도에 오르는 등 현금 흐름이 개선된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10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자본잉여금의 결손보전 및 이익잉여금 전입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이달 말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번 안건은 컬리에 쌓인 자본잉여금으로 결손금을 보전하는 내용이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컬리의 결손금은 2조2709억원, 자본잉여금은 2조3596억원이다. 컬리는 자본잉여금 중 2조3532억원으로 결손금을 보전한다. 결손금 보전 후 남은 823억원은 이익잉여금으로 전입된다.

상법 제461조의2(준비금의 감소)에 따르면 회사는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한 범위 내에서 이를 활용해 결손을 해소할 수 있다.

컬리가 결손 해소에 나선 이유는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불거진 이커머스 재무건정성 논란 때문이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 결손금 중 상당 부분이 실제 손실이 아닌 회계상 착시임에도 회사의 위기로 오해를 받았다"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컬리는 대규모 투자와 치열한 이커머스 경쟁 속에 적자가 이어졌다. 계속 된 적자 행진은 2조원이 넘는 결손금을 남겼다. 그러나 늘어난 결손금 만큼 컬리에 대한 투자도 이어졌다.


2015년 설립 이후 2023년까지 컬리는 유니콘(시가총액 1조원 이상 비상장사) 평가를 받으며 많은 투자를 받았다. 이렇게 쌓인 투자금은 초기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부채로 인식됐다. 최근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자본잉여금으로 전입됐다.

컬리가 적극적으로 결손 해소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최근 개선된 현금 흐름이 있다. 올해 2분기 컬리는 12억원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4억원 개선됐다. 올해 1분기 71억원 EBITDA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흑자다.

EBITDA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이다. 영업 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컬리의 EBITDA 흑자는 플랫폼 운영만으로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걸 뜻한다. 별도의 추가 투자 유치 없이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재무제표 외 지표도 긍정적이다. 구독 서비스인 컬리멤버십은 8월 기준 일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6월 대비 약 81% 증가했다. 쿽커머스 서비스인 '컬리나우' 등 신사업 전개도 활발하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샛별배송 권역을 여수, 순천, 광양으로 확장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하루배송 서비스를 제주도까지 넓혔다"며 "신사업 등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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