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WGBI 편입 "선반영 안된 재료...채권 시장에 긍정적"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24.10.09 15:21
국고채 금리 추이/그래픽=최헌정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채권 시장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최근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여 온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기대가 높지 않았던 편입인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Russell)은 8일(현지시간) '2024년 10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고 한국을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는 WGBI 편입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채권 시장 수급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으로 예상되는 자금 유입 규모가 70조~90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분명 긍정적인 재료"라며 "현재 시장에서 외국인을 제외하고 자금 여력이 있는 뚜렷한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심리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9월 WGBI에 편입이 결정된 중국 국채의 경우에도 편입이 결정된 직후부터 외국인 자금 유입이 빠르게 이뤄졌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11월 한국 국채가 편입되기 이전에도 글로벌 채권 펀드 수요가 늘어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인 201조3000억원으로 예고된 상황에서 이같은 물량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재료라는 평가다.

시장에서 당초 이번 WGBI 편입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만큼 영향이 클 것이란 예상이다. WGBI 지수편입 기준이었던 시장접근성 레벨 2를 충족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7월 외환시장 거래 마감을 연장하고 국제예탁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편입할 것이란 기대는 낮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이번 편입 가능성을 낮게 봤던만큼 선반영 되지 않은 재료"라며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도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채권 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았던 터라 단기 금리 피크아웃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며 연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지난주 급격히 반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컷(50bp 이상 금리인하)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해지며 지난 7월말 3%를 웃돌던 국고채 3년물이 2일 2.78%로 떨어지며 연저점을 기록했고 국고채 30년물도 2.812%로 한달여만에 15bp 떨어졌다. 그러나 급격한 하락에 대한 가격 부담과 11월 FOMC 빅컷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지난 8일 국고채 3년물은 전주 대비 15.2bp 오른 2.932%를 기록했고 5년물, 10년물도 각각 15.5bp, 14.5bp 상승한 2.998%, 2.878%로 마감했다.

WGBI 편입으로 강세 조건을 갖춘 시장은 11일 예정된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촉각이 곤두 세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9월 물가 상승률이 1.6%(YoY)로 예상치를 밑돌았고 환율 역시 상반기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금리인하 추세에 동참할 것이란 예상과 가계대출 우려 등을 감안하면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맞선다.

한편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환율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자금이 원화채권을 매수하며 달러가 유입되면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한다. 최근 원달러환율은 미국 빅컷 기대감이 줄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8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 대비 1.5원 오른 1346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9월말 1310원대까지 하락한 이후 일주일여만에 30원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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