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다시 감싼 의협…"이렇게 만든 정부가 구속돼야 할 것"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차현아 기자 | 2024.10.08 20:09
사진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후 임 회장과 대화하는 모습. 왼쪽부터 박 위원장, 임진수 기획이사, 이재희 법제이사, 임 회장. /사진=뉴스1
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와 의대생의 신상정보를 담은 '감사한 의사', 일명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 송치됐지만, 대한의사협회의 감싸기는 계속되고 있다.

사직 전공의 출신인 임진수 의협 기획이사는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예전당 2위로 올라와 있고 현 사태 관련해서는 1위"라며 "리스트 작성한 전공의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이렇게 만든 정부가 구속 당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메디스태프, 블랙리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의에 대한 답이었다. 임진수 기획이사는 "이 사태가 아니었다면 리스트를 작성한 전공의와는 결코 나쁜 인연으로 이어질 이유가 전혀 없었을 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임현택 의협 회장이 구속된 전공의를 면회한 후 "구속된 전공의와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입은 분들 모두가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며 "철창 안에 있는 전공의나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당한 전공의나 그 누구라도 돕겠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임진수 이사는 "사직 전공의는 수련받고 전문의가 됐을 때 전문가로 존중받고 소신껏 진료할 수 있고 의사로 살아가는 게 보람 있다고 느껴진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복귀할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회의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개월은 정부를 짝사랑하는 기분이었다. 2014년, 2020년 의정합의를 깡그리 무시하고 나와 정부는 의료개혁에 진심이라고 할 때 무언가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며 "그런데 정부는 '전세계 환자를 실어 나르겠다' '카데바를 수입하겠다'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이다' 등 발언으로 우리를 이렇게 모욕할 수 있냐"고 호소했다.


임진수 이사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처음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걸 보면서 믿고 싶었다"며 "며칠 뒤 장상윤 대통령실 수석이 나와 '전공의가 밖에 나와 있어 안타까워 미안하다고 한 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정정해주는 것을 듣고 많이 체념했다"고 했다.

또 "전공의는 이 모습을 보고 '왜 돌아가야 하지' 생각하는 사람밖에 없을 것"이라며 "의료계와 대화하려는 시도도 내부에서 차단하는데 논의체에서 이야기하자는 게 얼마나 설득력 있을지 모르겠다. 정부가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내부에서 태클 거는 사람부터 좀 빠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의대 교육과정을 5년제로 단축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교육부 장관의 배임행위"라고 반박했다. 임진수 이사는 "여태껏 정부가 의료계와 소통하지 않으면서 버텨오다가 이제 와서 내놓은 대책이 의대 5년제라는 게 개탄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치대, 약대, 수의대도 6년인데 의사 양성을 5년 만에 교육하겠다는 게 귀를 의심케 했다"며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하는 정부가 의료대란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내놓은 해법이 의대 5년이라니 의사 전문성에 대한 굉장한 모욕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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