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은 가만히 있는데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역전이 발생했다. 연 소득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보금자리론도 경쟁력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0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금리는 대출 만기에 따라 연 3.95~4.25%(이하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이다. 보금자리론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구조다. 10년 만기는 3.95%, 50년 만기는 4.25%가 적용된다. 차주들이 많이 선택하는 30년 만기 조건으로는 4.15%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보금자리론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외면을 받았다. '특례보금자리론' 접수를 마감하고, 보금자리론을 공급하기 시작한 지난 2월 30년 만기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4.40%였다. 같은 시기 은행권의 평균 주담대 금리 3.96%인 것과 비교하면 0.4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높은 금리 부담에 지난 2~8월 보금자리론 총 판매금액은 2조4493억원에 그쳤다. 월 평균 3500억원 정도가 팔렸다. 금융당국의 올해 정책성 대출 공급 목표가 5조~15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황이 바뀌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떨어졌는데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가 사실상 역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약계층과 부동산전자계약 등의 우대조건은 일반인이 받기가 힘들다"며 "현재 일반적인 주담대는 보통 4%중반대에서 시작한다고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보금자리론 금리(3.95%~4.25%)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보금자리론은 나이를 충족한다면 40년과 50년 만기를 이용할 수 있다. 금리는 높아지지만 상환기간이 길어지면서 월 상환부담을 덜 수 있다. 만기 40년은 39세 이하, 만기 50년은 34세 이하가 조건이다. 주요 은행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현재 30년 만기 주담대만 운영 중이다.
보금자리론은 신혼부부에게 0.2%포인트의 금리 우대도 제공한다. 30년 만기라면 3.95%의 금리에 대출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보금자리론을 받기 위해서는 소득 조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보금자리론을 신청하려면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하고, 담보주택 가격이 6억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대출 최대한도는 3억6000만원(생애최초 4억2000만원)이다.
주택 가격 등의 제한으로 서울에서는 보금자리론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 올해 2~8월 보금자리론이 가장 많이 판매된 지역은 경기로 2910건이고, 이어 △대구 930건 △충남 809건 △인천 770건 △경북 769건 등이다. 서울은 592건 판매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시점에 30년 가까이 되는 고정금리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3년 후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3년 이후부터는 상환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주담대도 대부분이 초기 5년은 고정금리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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