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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보다 '핫'한 카카오·배민━
최근 수년간 플랫폼 기업들은 국감 단골손님이 됐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2018년부터 매년 '개근'을 했지만, 올해는 구속 수감 중인 상황이어서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도 2017년부터 5차례 국감에 나와 진땀을 뺐다. 지난 7일에는 구글코리아 사장, 애플코리아 부사장도 국회에 나왔다. SOOP(옛 아프리카TV) 대표는 오는 2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나와 성상품화 논란에 대해 증언한다.
제조업 기반 대기업 오너를 증인으로 세우던 과거 국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국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의 비윤리적 경영을 지적하던 '삼성 저격수' 같은 칭호를 영예롭게 생각했다면, 최근에는 소상공인 등을 보호할 필요성이 높아지다보니 플랫폼 기업들을 주로 부르게 된다"며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국민들의 주목도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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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산업보다 대폭 늘어난 이해관계자들도 한몫━
플랫폼 산업 이해관계자들은 국감 시기마다 각 의원실에서 개설하는 민원 창구를 통해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다수의 하소연이 쏟아진다. 또 플랫폼 기업들은 기존 대기업들에 비해 단기간에 급성장한 사례가 많다보니 사회적 눈높이를 맞출 시스템이 부족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잦다.
플랫폼 기업들이 B2C(개인대상 거래) 위주의 사업을 벌이는 점도 이들의 국감 이슈를 다양하게 만든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의 중개수수료, 넷플릭스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가격제 등에 대한 질의는 기존 국감의 문법과는 다른 면이 있다"며 "전통 재계 이슈에 대입해본다면, 삼성의 반도체 가격이나 현대차의 출고 가격을 국회의원들이 지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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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플랫폼 기업들 "보좌관 출신 모십니다"━
국감 대응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증인 채택 불발'이 꼽힌다. 대주주나 CEO 등이 국회에 나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사과하는 모습 자체가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 또 억압된 국감 분위기 속에서 증인으로 나선 이가 말 한 마디라도 잘못 꺼낸다면 기업의 향후 의사결정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편 올해 국감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김범석 쿠팡 의장의 출석 여부다. 산자위를 비롯해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 김 의장의 출석을 원하는 의원실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 네이버 이해진, 카카오 김범수 등이 국감 기간 중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으나 오히려 격분한 과방위 의원들이 고발을 검토하자 그 이후 울며 겨자먹기로 출석한 사례가 있다"며 "네카오가 국감장에서 사라진 올해, 국감장에서 '샌드백' 역할을 할 플랫폼산업 대표인사인 김범석 의장의 출석 여부를 놓고 정치권과 쿠팡 대관팀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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