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8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에너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싱가포르가 강점을 가진 AI, 디지털, 스타트업 등 미래분야로 협력 기반도 확장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의 우호, 협력을 더욱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면서 "2025년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해 나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내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 물류·교통 중심지인 싱가포르와 바이오·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략물자 공급망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양국 정부는 에너지·광물 포함, 바이오·첨단 제조 분야 등 미래 중점산업까지 확대해 공급망 재편에 공동 대응하고 공급망 통상 규범을 고도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공급망파트너십 약정(SCPA, S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을 체결했다.
SCPA는 기존의 공급망 관련 MOU와 달리, 원자재 수급 중심에서 미래 산업으로 협력을 확장하고 위기 대응 모의훈련, 위기 전파, 긴급회의 등 단계별 협력 사항을 구체화해 실행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양국 간 '공급망 위기 대응 시스템' 공유다. 공급망 교란 징후를 포착하면 상호 간 신속히 통보하고 공급망 교란 발생 시 5일 내 국장급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천연가스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싱가포르 LNG 협력 MOU도 체결했다. LNG 스왑, 공동구매, 공급망 위기 대응, 수급 역량 강화 등을 포함한 LNG 분야 전반적 협력을 골자로 한다. LNG 스왑은 LNG 재고수준이 높거나 낮아지는 경우, 양국 간 LNG 물량의 인수시기를 맞교환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난방 때문에 동절기에 가스 수요가 높고 싱가포르는 냉방을 위한 전력 생산으로 인해 하절기에 가스 수요가 높다. 이러한 계절적 요인을 반영해 싱가포르와 LNG 물량 도입 시점을 조정하게 되면 국내 LNG 수급 안정과 도입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사법, 교육 분야의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내년 중 마무리를 목표로 진행 중인 '항공협정' 개정 협상을 차질 없이 완료하기로 했다. 지난 7월 체결한 '형사사법공조조약'에 이어 이번 국빈 방문 계기로 '범죄인인도조약'을 맺어 우리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또 지난 7월 체결한 '교육협력 MOU'에 기반해 AI 등 디지털을 활용한 교육 등 미래지향적 교육 협력도 추진한다.
양국은 한반도와 아세안, 인도-태평양 차원에서의 전략적 공조도 강화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을 국제사회가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국제사회의 분명하고 단합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웡 총리 부부와 '난초 명명식'에 참석했다. 난초 명명식은 싱가포르 정부가 귀빈에 대한 환대와 예우의 뜻을 담아 새롭게 배양한 난초의 종에 귀빈 또는 귀빈 부부의 이름을 붙여 주는 행사다. 이날 오후엔 전직 총리인 리센룽 선임 장관을 접견해 양국 관계와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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