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지난 1일 진행된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 후 보복으로 이란의 군사시설과 석유 인프라뿐 아니라 핵시설 타격까지 검토해왔다. 이스라엘은 국경을 맞댄 하마스와 헤즈볼라 같은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뿐 아니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핵심 안보 리스크로 여긴다. 때문에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차례로 무력화하며 자신감을 얻은 이스라엘이 이 기회에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단 전망이 나오던 터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해야 한단 목소리가 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오른팔로 불렸던 나프탈리 베넷 전 총리는 최근 SNS를 통해 "이스라엘은 50년 만에 중동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적기를 맞이했다"면서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핵심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고 테러 정권을 치명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에겐 명분이 있고, 우리에겐 도구가 있다"면서 "이제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마비됐으므로 이란은 무방비 상태다"라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이란의 핵시설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NYT는 짚었다. 이란 핵시설 다수는 깊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미국의 도움 없이는 어렵단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도울 가능성은 작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핵시설 타격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미국은 중동이 확전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보복 수위를 조절하라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9일 워싱턴에서 만날 예정인 가운데 대응 수위에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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