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공보의 차출·배치 현황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걸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갑) 의원이 7일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중보건의사 보건(지)소 배치 현황' 자료(지난 6월 기준)에 따르면 전국 1223개 공보의 배치대상 보건지소 중 45.6%인 558개소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배치율이 27.6%(337개소)이던 지난해보다 공보의 차출 여파로 18%p(221개소) 더 증가한 것이다.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 비율은 시도별로 볼 때 충북(58.5%)이 가장 높았고 경기(58.1%), 세종(55.6%), 전북(53.1%), 충남(53.0%)이 뒤를 이었다. 공보의 미배치 보건지소가 지난해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충북·전남으로 각각 39개소가 늘었다. 경북(32개소↑), 경기·전북(각 26개소↑), 경남(+24개소↑) 순이다.
게다가 이들 공보의가 차출된 지역은 응급·소아·분만 분야 의료가 특히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공중보건의사의 파견 현황 자료(9월22일 기준)에 따르면 전체 파견 공보의 132명 중 109명(82.6%)이 의료취약지에서 차출됐다. 이들 의료취약지를 유형별로 보면 '응급·분만' 취약지로 지정된 곳이 48.5%(67곳)로 가장 많았다. '응급·소아·분만' 영역 모두 취약지로 지정받은 곳도 20.5%(27곳)에 달했다.
이처럼 공보의가 없는 곳이 확대되면서 올해 보건지소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7월 보건지소 진료인원은 54만2729명으로 지난해(57만8553명)보다 3만5824명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장관은 "너무 한쪽만 보지 말아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의견만 듣지 말고 병원장들의 의견도 한번 보라"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파견했지 도움이 안 되는데 왜 파견했겠느냐"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8시30분부터 속개된 3차 질의에서 공보의·군의관 파견에 대한 조 장관의 답변은 사뭇 달라졌다. 내년 신규 공보의를 포함한 신규 의사 배출 인원이 예정보다 89.2% 줄어들 것이란 질타가 나오면서다.
서영석 의원이 "이번에 의사 국시 실시시험을 347명만 치러 의사 배출이 89.2% 감소하는데 공보의나 군의관 배출도 안 될 것 아니냐.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아까 이주영 의원님도 말씀하셨지만 지역의료 공백이 커진 건 사실"이라며 "이쪽의 상급종합병원의 필수의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서 한 건데, 오늘 여러 가지 말씀을 해 주시기 때문에 공보의 배치 문제는 한번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장·단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동의한다"며 "대책을 만들어서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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