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국토위]'김건희 여사' 공방 속에도 빛난 '낭중지추' 실력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이정혁 기자, 조성준 기자 | 2024.10.08 03:04

[the300][2024 국정감사]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교통부 등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교통부 국정감사= 권영세(국), 권영진(국), 김기표(민), 김도읍(국), 김은혜(국), 김정재(국), 김희정(국), 문진석(민), 민홍철(민), 박용갑(민), 복기왕(민), 서범수(국), 손명수(민), 송기헌(민), 안태준(민), 엄태영(국), 염태영(민), 윤영석(국), 윤재옥(국), 윤종군(민), 윤종오(진), 이소영(민), 이연희(민), 이춘석(민), 전용기(민), 정점식(국), 정준호(민), 한준호(민), 황운하(혁), 맹성규(민, 위원장), 박상우(국토교통부 장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정감사에선 야당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관저 불법 증축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여당 의원들은 공세를 방어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여당에서는 전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나 사전청약제도 시행 등을 비판하며 맞불 작전을 폈다.

거센 정쟁 속에서도 '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속 송곳)처럼 빼어난 정책 질의를 선보인 의원들도 있었다. 국토부 차관 출신의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의 활주로 방향이 잘못된 풍향 자료에 근거해 정해졌다고 지적해 국토부의 개선 약속을 받아냈다. 이에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아주 건설적인 정책 국정감사를 하고 계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손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의 기본계획을 작성할 당시 용역사가 참고한 기상청 데이터 가운데 2020·2021년에만 동풍이 우세하게 나온 이유를 확인하던 중 해당 기간에 태풍으로 인한 측정장비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동풍을 우세풍으로 해서 가덕도신공항 활주로 설계가 돼 있는데 실제로는 측풍(옆바람) 활주로로 돼 있는 것"이라며 "활주로는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게 상식이고, 측풍 설계는 비행기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행히 아직 고칠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굉장히 감탄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기본설계 과정에서 다시 한번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보다 넓은 범위의 자료와 다양한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위 여당 간사로서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챙기면서도 꼼꼼하게 정책 이슈를 짚었다. 특히 불과 하루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표한 노후 임대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서까지 검증하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LH는 지난 6일 정부의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발맞춰 연내 노후 임대주택 1000가구를 고령자 친화형 주택으로 리모델링하겠다고 발표했다.


권 의원은 이한준 LH 사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영구임대아파트가 총 16만호인데 이 중 30년 이상 된 게 10만9000호이고, 25년 이상 된 아파트는 14만호"라며 "한 해에 1000호씩 리모델링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사장은 "재건축에 대한 종합적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데 결과가 나오면 단계적으로 (리모델링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권 의원은 박 장관에게도 "오래된 임대 아파트를 수리하는 데 지난 5년 동안 5조원이 들어갔고, 앞으로 24조원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며 "매년 리모델링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계획을 확정해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준호 민주당 의원은 용산어린이정원 사업 관련 특혜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올댓아이엠씨(올댓캠퍼스)라는 마케팅 업체가 용산어린이정원 수의계약으로 여러 차례 따내며 누적 130억원을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공공기관의 수의계약 체결 절차에 대한 감사를 통해 문제점을 규명하고, 공정한 계약 체결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진 증인신문에서도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신익태 올댓캠퍼스 대표를 상대로 질의를 이어가며 완결성을 더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한 이후 이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꼼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등록된 법인 차량 중 수입차 4만7242대 중 8000만원 이상의 승용·승합차는 1만8898대인데, 이중 차량 가격을 8000만원 이하로 신고해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량이 6290대에 달한다.

김 의원은 "연두색번호판 부착을 회피하는 상황에 딜러가 연루된 상황도 포착했다. 딜러는 최초 보험 가입은 개인으로 한 뒤에 나중에 법인 보험으로 바꾸면 안전하게 흰색 번호판을 달 수 있다며 편법을 유도하고 있었다"며 "차량 가격을 판 사람들이 불러주는 대로 인정해주는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신종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둘러싼 공방 속 돋보이는 질의로 주목받았다. 이 의원은 고속도로 대안1 노선의 종점이 김 여사 일가의 비탈진 땅이라며, 김 여사 일가가 이 지역에서 보상금을 목적으로 흑염소와 칠면조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인으로 출석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의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사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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