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필리핀에 20억불 인프라 차관…바탄 원전 재개 MOU 체결

머니투데이 마닐라(필리핀)=민동훈 기자 | 2024.10.07 13:22

[the300](종합)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낭 궁에서 열린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4.10.07.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계기로 경제, 안보, 인적 교류 등 전방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 바탄-카비테 해상교량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 디지털전환 등 미래지향적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 동력 확충, 양국 국민의 인적교류 확대 등도 추진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7일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필리핀 말라카낭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소인수 회담, 확대회담을 잇따라 연 뒤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하는 '한-필리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지난 1949년 수교 후 정상 차원에서 양국 관계를 설정하고 공동 문건을 채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공동선언을 통해 "양국은 양자 관계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가운데, 양국의 역사적이고 역동적인 우호 관계 전반에 걸쳐 실질 협력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 간 협력의 전방위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낭 궁에서 열린 한-필리핀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7.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에 따르면 양국의 협력은 관광, 우주 협력, 5G 기술, 사이버 안보, 인공지능(AI), 로봇 공학, 디지털 기술, 창조 산업, 원자력 기술을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 스마트 제조, 스마트 농업,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청색 경제, 해양학, 보편적 의료보장, 보건 제도, 보건 안보, 질병 통제와 예방, 백신 기술과 개발, 디지털 보건과 여타 보건 분야 혁신에 있어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직후 마르코스 대통령과 함께한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필리핀은 75년 전, 동남아 국가 중에서 최초로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라며 "오늘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층 활성화해 양국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실질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며 "필리핀이 추진 중인 여러 인프라 사업에, 세계적인 경험과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양국은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 비전을 설정하고 분야별 구체 협력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선 국방, 방산, 해양 등 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필리핀에서 진행되는 연합훈련에 대한 우리 군의 참여 등 국방 협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동반자로서 필리핀이 추진 중인 '군 현대화 사업(2023-2028)'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낭 궁에서 한-필리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4.10.07.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서명한 한-필리핀 FTA(자유무역협정)를 조속히 발효시켜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고 경제협력 영역 확장하는 등 양국 국민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호혜적 경제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마르코스 정부가 역점 추진 중인 대규모 인프라사업(바탄-카비테 해상교량 사업 등)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 확대 방안을 중점 논의하고, 상호 호혜적인 인프라 협력을 지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을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추진키로 했다. 한국은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사업 9억500만달러(1조2000억원), PGN 교량 사업 10억달러(1조3000억원) 등 총 19억달러(2조5000억원) 규모의 EDCF 차관을 지원한다.

이는 필리핀 내 인프라 확충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지속 확대해 나감에 있어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그동안 EDCF는 개발도상국의 산업 발전과 경제 안정을 지원하는 역할과 함께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 왔다"며 "필리핀의 지역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함으로써 양국이 윈-윈하는 경제 협력 성과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또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에도 주목했다. 바탄 원전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탓에 건설이 멈춰 섰고 36년 만인 2022년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사업 재개를 결정한 바 있다. 한국과 필리핀은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에너지, 디지털 전환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필리핀 말라카낭 궁에서 열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7. myjs@newsis.com /사진=

이 밖에 윤 대통령은 "양국 정상은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협력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핵심 원자재의 가공과 활용 관련 상호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며 "농업 분야 협력을 통한 식량안보 증진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한국 농기계 생산단지 조성 등 실질적인 협력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마르코스 정상회담에 이어 국빈 오찬,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등의 일정을 소화한 후 다음 국빈 방문 행선지인 싱가포르로 이동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8일 싱가포르에서는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 로런스 웡 총리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연다. 내년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의 교역, 투자 협력을 넘어 AI(인공지능), 디지털, 첨단기술 분야로 협력 수준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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