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모기 짜증나네" 때아닌 습격에 '부글'…이게 다 여름 폭염 때문?

머니투데이 오석진 기자 | 2024.10.07 13:24
지난달 1일 서울 성북구 우이천다목적광장에서 새마을지도자협의회 관계자들이 성북구 여름철 모기 매개 감염병 대비 민관 합동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여름철 모기 방역을 실시했어도 가을이 되자 시민들은 다시 모기에 고통받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20대 서모씨는 7일 새벽 모기로 잠을 설쳤다. 서씨는 "자려고 누웠다가 모기소리에 불을 켜고 모기를 잡았다"며 "이번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충망과 모기약도 무용지물이다. 서씨는 "방충망은 24시간 열어본 적도 없고 환기도 낮에만 잠깐 시킨다. 창문을 열고 방충망에 약을 뿌려놓는 건 필수"라고 했다.

때아닌 가을 모기로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도 모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씨는 "손님들이 게임을 하다가 얼굴 주변으로 몰리는 모기에 짜증을 많이 낸다"라며 "여름보다 더하다"고 밝혔다. 그는 "화장실부터 매장 구석까지 늘 깨끗하게 청소해도 소용없다. 매장 문이 열릴 때 같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성동구 왕십리 주민 20대 유모씨는 밤마다 모기와 사투를 벌인다. 유씨는 "지난밤에도 새벽에 깨서 한 시간 가량 모기와 사투를 벌였다"며 "눈앞에서 모기가 사라져서 도저히 잡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번 여름엔 모기가 없어서 모기약을 안 샀다"며 "좀 있으면 겨울인데 모기약을 사야 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서울시 모기예보에 따르면 이날 모기활동지수는 38.1, 모기발생단계는 2단계인 '관심'이다. 지난달 22일과 지난 2일에는 모기발생단계 4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주의'가 발령됐다. 모기활동지수가 0~24.9 일땐 '쾌적', 25~49.9는 '관심', 50~74.9는 '주의', 그 이상이면 '불쾌' 단계로 나뉜다.

'관심' 단계에선 평시에 모기의 집안 침입이 없어도 외부 기온이 낮으면 실내 침입이 두드러진다. 또 야간 운동 후 한 곳에 정지 상태로 10~15분 이상 머물러 있는 경우 1~2마리 모기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주의' 단계는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선 집 안 모기가 4마리까지 보이고, 야간 운동을 하고 10분 이상 머물러 있으면 3~4마리한테 물릴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6월 정점을 찍었던 모기 활동은 폭염과 폭우가 심했던 7·8월 감소했다가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한 9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디지털 모기 측정기에 기록된 일평균 모기 수는 지난 9월이 8월보다 많았다. 지난 6월에 하루 평균 2282여 마리로 가장 많았고 7월 2023마리, 8월 1740마리로 줄어들다 9월에 1799마리로 다시 늘었다.
모기. /사진제공=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번 가을 모기의 원인을 여름 폭염으로 꼽았다.

이동규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기온이 32도 이상 올라가면 모기도 활동이 주춤해진다"며 "요즘 8월은 너무 더워 모기들 활동이 적고, 9월부터 모기가 활발히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상청 날씨누리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지역 기준 최고기온이 32도 이상인 날이 24일이었다. 다른 날들도 32도에 가깝거나 최소 30도를 넘었다.

이 교수는 "활동 자체는 9월에 가장 활발할 수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10월이 되면 모기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실내로 들어오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 감염병관리과는 모기 예방법으로 △야간 실내 기온을 낮게 하고 침대에 모기장 설치 △모기 활동이 적은 시간대를 이용해 실내 환기 진행 △부엌 및 화장실 하수구에 스크린 망 설치해 모기의 집안 유입 억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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