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살빼는 시대 성큼…토종 비만약 대표주자는 누구?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홍효진 기자 | 2024.10.07 16:00

[MT리포트]기적의 비만약 시대③
전통 제약사 한미약품·유한양행 등 비만치료제 개발
한미약품 국내서 비만치료제 연구 가장 앞서…올릭스·뉴로바이오젠 등 바이오 벤처도 동참

편집자주 | 이달부터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가 출시되며 약으로 살빼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주사로 체중을 최대 20% 줄일 수 있다.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는 시가총액이 약 560조원에 이른다. 또 다른 비만약 '마운자로'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는 시가총액이 약 1170조원으로 전세계 제약사 중 1위다. 국내 제약사의 비만치료제 개발 열기도 뜨겁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100조원 규모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약으로 바뀌게 될 상황과 부작용 등을 짚어본다.

국내 주요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현황/그래픽=이지혜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비만치료제의 파급력은 놀라울 정도다. '위고비'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와 '마운자로'(젭바운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의 시가총액(시총)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사회 분위기와 미(美,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 증가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이달 위고비 국내 출시가 예고되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높다고 알려진 마운자로 역시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앞서 출시된 '삭센다'와 같은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다. 다만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주 1회 투여로 사용 편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뛰어나다.

국내 기업도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 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전을 토대로 비만치료제 연구에 한창이다.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GLP-1 계열 약물뿐 아니라 독자적인 기전의 경구용(먹는) 치료제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통의 강호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비만치료제 도전장


국내 비만치료제 연구에서 가장 앞선단 평가를 받는 한미약품은 비만 정복을 목표로 지난해 9월 'H.O.P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비만 치료 전주기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파이프라인 5종을 개발한다.

특히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현재 임상 3상 단계로 국내 파이프라인 중 연구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최초의 GLP-1 비만치료제다. 2027년 상용화가 목표다. 또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하는 GLP-1/GIP/GCG 삼중작용제 파이프라인 'HM15275'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폐암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관문을 넘은 유한양행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YH34160'의 미국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YH34160은 GLP-1 계열로 전임상에서 위고비보다 높은 11.9%의 체중 감량 효능을 보였다. 뇌 하부에서 발견되는 특이수용체에 작용하는 기전으로 GLP-1 계열 약물과 병용 투여할 수 있단 점도 강점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인 뉴로보를 통해 현지에서 비만치료제 'DA-1726'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GLP-1과 글루카곤(GCG)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의 파이프라인이다. 비교 전임상 연구에서 GLP-1 관련 약물보다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최근 임상 1상 파트1에서 뛰어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DA-1726 임상 1상 파트1을 통해 다양한 용량에서 다른 치료제보다 뛰어난 안전성을 확인한 데 이어 파트2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신약 출시 시점은 2030년으로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상에서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비교하는 실험을 했는데 음식 섭취량을 고려했을 때 더 뛰어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로바이오젠·올릭스의 독자 기전 비만치료제 기대


뉴로바이오젠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KDS2010' 연구 설명 사진. 지방 대사 조절 모식도. /사진제공=기초과학연구원(IBS)
국내 바이오 벤처의 비만치료제 개발 도전 행보도 눈길을 끈다.

비상장 바이오 벤처 뉴로바이오젠은 국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티솔라질린'(Tisolagiline, 물질명: KDS2010)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국내 임상 1상을 마친 뒤 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뉴로바이오젠은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신약 개발 자회사다.

티솔라질린은 GLP-1 관련 약물이 아닌 독자적인 신약 후보물질로 요요현상 등 부작용 우려가 적고 경구 투여로 환자 편의성이 뛰어나다. 전임상 단계에서 다양한 동물 모델을 통해 비교적 뛰어난 체중 감량 효능을 확인했다. 티솔라질린 연구는 지난해 9월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게재되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올릭스는 자체 발굴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및 비만치료제 'OLX702A'의 호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OLX702A는 인간 유전체 연구를 통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설치류와 영장류 등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지방간과 간섬유화 등에 대한 효력을 확인했고 인체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릭스는 특히 OLX702A가 GLP-1 계열 약물과 달리 식이 섭취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 대사를 증진해 체중을 감량하는 기전이라 경쟁력이 높다 강조했다. 특히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관련 약물과 병용으로 사용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활용성이 뛰어나단 설명이다. GLP-1 관련 약물과 달리 투여를 중단하면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 부작용 우려가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OLX702A는 식이 섭취에 영향을 주지 않고 에너지 대사를 증진해 체중이 감량되는 독자적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로 비만뿐 아니라 MASH 치료에도 효과적이고 GLP-1 관련 약물과 병용투여 때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영장류 효력시험에서 병용투여 때 단독투여보다 복부둘레 감소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등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측면에서 질적으로 우수한 치료제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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