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공급 손 뻗은 비대면 진료앱…복지부 "환자 약국 선택에 영향 없어야"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 2024.10.07 14:06

[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민 중심 의료개혁 완수 보건의료 직능단체 대표자 정책 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4.06.11.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대표이사가 설립한 의약품 도매업체 '비진약품'과 거래하는 약국에 처방전을 받도록 플랫폼 내에서 환자들을 유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환자의 약국 선택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닥터나우가 비진약품과 거래하는 약국을 해당 플랫폼의 상단에 노출하거나 비대면 진료 환자와의 매칭을 유도하는 행위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보건복지부에 서면 질의했다. 이에 복지부는 "플랫폼은 중개 서비스 기능 또는 호객행위(사은품 제공, 의약품 가격할인) 등을 통해 환자의 약국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비진약품은 100만원 상당의 전문약을 패키지 형태로 일부 약국에 납품한다. '나우(NOW)약국'은 이 패키지를 구매하는 약국이자 닥터나우의 제휴 약국을 의미한다. 닥터나우는 '나우약국'을 앱 내에서 지도로 검색할 때 더 눈에 잘 띄는 배지를 적용하며, 검색 시 '나우조제확실'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소비자에게 노출되도록 한다.

현행 약사법에는 약국과 의료기관 개설자가 의약품 도매업체를 설립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의약품 도매상은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직접 또는 다른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납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부당한 유착관계가 발생해 의약품과 관련한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닥터나우와 같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의료법 등에서 규정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아 의약품 도매업체를 설립할 수 있다. 김 의원실은 "닥터나우의 제휴 약국이 비대면 진료 조제를 많이 할 수록 닥터나우 도매상을 통한 의약품 주문량이 많아지는 구조"라며 "사실상 불공정 거래이자 의약품 시장 질서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정갈등 상황과 의료공백 등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다. 닥터나우의 대표이사가 비진약품을 설립한 것은 이 직후인 지난 3월이다. 비진약품은 올해 8월부터 제휴약국 대상 영업을 시작했다.


다만 복지부는 닥터나우에 대한 제재 여부에 대해서는 "상기 가이드라인 위반에 대한 제재 처분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비대면 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 의원은 "민간 기업의 비대면 진료와 처방 중개 행위에 대해 복지부가 방치를 계속하면 플랫폼의 유인, 알선, 담합, 불공정 행위를 통제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는 주치의제, 단골 약국 기반으로 실시돼야 악용되지 않고 환자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닥터나우 측은 약국들이 통상 인근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품을 재고로 주로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비대면 진료로 처방전을 받더라도 정작 근처 약국에서 처방전에 따른 약품을 구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하는데, 이 같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고도화된 제휴플랜(나우약국)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비대면 진료에 따른 처방전 접수 시 조제가 100%에 가깝게 최대한 조제 가능한 약국을 안내해 비대면 진료 완료율을 높이기 위함이며, 조제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성분을 공급하는 전문의약품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불공정 거래 등 우려에 대해서는 "제휴를 원하는 약국에 한해서만 나우약국 제휴를 하고 있으며 약국, 혹은 의료기관과의 경쟁으로 인한 불공정 행위 등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