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싱가포르 신차 판매 2배↑…"친환경차로 활로 개척"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4.10.06 09:32
지난해 11월 HMGICS 준공식 당시, 정의선 회장(왼쪽에서 넷번째)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안덕근 당시 통상교섭본부장, 싱가포르 정부 인사들이 현지에서 생산한 ‘아이오닉 5 자율주행 로보택시 1호차’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기아의 싱가포르 시장 신차 판매가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 혁신 거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설립한 이후 현지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신차등록대수는 15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6대와 비교해 106% 증가했다. 이 중 현대차의 신차등록대수는 같은 기간 182.6% 늘어난 941대로 집계됐다.

도심 공해, 교통 체증 등의 이유로 싱가포르의 신차 구입비용이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점을 감안하면 현지 시장에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싱가포르에선 차량취득권리증(COE)을 구입해야만 신차를 살 수 있다. COE는 한달에 두차례 열리는 경매 시장에서만 사고팔 수 있는데 1600cc 이상 자동차는 10만 싱가포르 달러(약 1억1300만원) 안팎에 거래 중이다. 이 밖에도 등록세, 도로 이용세 등 각종 세금을 내야 차를 살 수 있다.

신차 구입 문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가 대표적이다.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는 지난 7월부터 현지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구에 있는 HMGICS는 제조 혁신을 위한 R&D(연구·개발)과 전기차 제조 기능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탑승했던 아이오닉 5 역시 HMGICS에서 만들었다. 아이오닉 5는 지난 1월 싱가포르 최대 일간지 '스트레이츠 타임즈'로부터 '2023 올해의 자동차'로 뽑혔다. 자율주행 레벨 4 기술을 갖춘 아이오닉 5 로보택시도 HMGICS가 양산하는 차종이다.


기아는 지난 1월 대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EV9'을, 지난 8월에는 MPV(다목적차량)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싱가포르에서 출시했다. 친환경 SUV인 니로 전기차(EV)도 판매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40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경유(디젤)를 사용하는 공영 버스 6000대 가운데 절반을 전기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는 디젤차, 디젤택시의 신규 등록을 중단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단순히 차량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충전 사업자 17곳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현지 시장에서 '친환경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7월부터 싱가포르 현지 제조·판매에 들어간 아이오닉 6.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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