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영업 끝, 이제 관리의 시간' 은행, 기업대출 경쟁 식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4.10.07 11:39
5대은행, 중소기업 및 대기업 대출 증가 규모/그래픽=이지혜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이 식었다. 한때 공격적 영업으로 과당 경쟁이 우려될 정도였으나 건전성 관리에 들어간 분위기다. 일부 은행은 최근 연체율 등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였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에서 1년간 발생한 부실채권만 9000억원에 이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포함) 잔액은 661조7631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429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증가 규모가 가장 작다.

중소기업대출 증가규모는 지난 3월 5조1655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지난달 새로 내준 대출보다 상환받은 대출 규모가 더 크면서 잔액이 감소했다. 특히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달 증가 규모가 2617억원에 그쳐 전월(7305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출 경쟁이 불 붙었던 대기업대출 증가 폭도 크게 줄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대기업대출 증가액은 2741억원으로 전월의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분기 말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큰 폭이다. 지난 3분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9%로 지난 2분기와 비교해 6.7%포인트(P) 하락했다.

회사채 금리 상승과 가계부채 관리 등을 이유로 은행권은 2022년부터 기업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렸다. 2021년 말 179조3000억원이었던 은행권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 247조8000억원으로 2년 사이 38.2%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시장 분위기기가 바뀌었다. 은행권이 양적 성장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더 초점을 두는 모습이다. 가계대출에 비해 높은 연체율 등이 부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말 기준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53%로 가계대출보다 0.15%P 높다.


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3조15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62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상반기 말 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7%로 가계대출의 2배 가까이 된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계대출 조이기도 영향을 줬다. 기업대출은 주로 주택담보대출인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고, 그만큼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자본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기업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조금씩 온기가 도는 것도 기업대출 감소 원인 중 하나다. 이전에는 기업들이 회사채보다 금리가 싼 은행 대출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회사채 발행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는 전월보다 약 2.5배 많은 2조6078억원이 순발행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도 예전보다 은행 간 기업대출 경쟁이 약해진 것이 느껴진다"며 "최근 기업대출에 초점을 맞췄던 은행들도 이제 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으로 한동안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