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이 대세...가전, '풀소유'가고 '무소유'온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4.10.05 07:35
LG전자 6인용 디오스 식기세척기/사진=LG전자
가전 생활에서 '풀(full)소유'는 가고, '무(無)소유'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엔 대부분의 소비자가 일시불로 가전을 구매하고 십년 가까이 오랜 기간 사용했다면 이제는 가전을 빌려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첫 구입과 사용 도중의 관리, 폐기까지 가전을 사용하는 내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을 아예 사지 않고 구독 서비스 등을 활용하거나, 외부의 세탁서비스 등을 이용하며 집 안엔 최소한의 가전만을 갖추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전을 '소유'하겠단 인식이 사라졌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가전 소비 기간이 과거보다 짧아지면서 이를 들여오고 폐기처리하는 것이 더욱 번거롭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과 그에 따른 수리, 청소 등을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인식도 커졌다. 이같은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것이 가전 구독서비스다.

일찌감치 구독 서비스에 발을 들인 LG전자 역시 구독서비스의 강점을 '케어 서비스'로 꼽았다. 가전을 구매하면 통상 1~2년 정도만 무료 AS(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구독의 경우 계약 기간 내내 AS를 수시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구독 서비스 초기엔 계약 기간이 끝나면 가전을 소유하겠단 소비자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전을 구독만 하고 갖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도 달라진 트렌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가전에 신경쓰는 것을 귀찮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가전 구독 후 처리하고 신제품을 새롭게 쓰겠다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다"고 말했다.


관리의 번거로움에 더해 초기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도 가전을 소유하지 않는 것의 장점이다. 계약 기간 내내 구독 서비스에 들어간 돈의 총합을 따지면, 한번에 가전을 사는 것보다 비싸지만 애초에 오랜 기간 가전을 사용할 생각이 없는 소비자들에겐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초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이득이다.

트렌드를 반영하듯 LG전자의 구독 사업 매출은 매년 크게 성장 중이다. 2022년 8500억원이었던 구독 사업 매출이 2023년엔 1조1341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1조8000억원 가량을 차지해 역대 최대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LG전자의 국내 가전 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이 20%가 넘는다. 삼성전자 역시 가전 구독 서비스를 조만간 출시한단 계획이다.

용량이 큰 가전을 벗어나 콤팩트한 크기의 소형 가전이 인기를 끄는 것도 가전에 힘을 들이지 않는 요즘 소비자들의 경향에서 비롯됐다. LG전자는 빌트인이 아니라 싱크대 위에 올려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6인용 LG디오스 식기세척기를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올인원 세탁기를 출시했다. 세탁기와 건조기 총 2대를 상하 또는 좌우로 놓던 '세트'제품을 하나로 합치며 기존에 차지하던 공간 크기를 크게 줄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식을 하고, 세탁은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살림도 전문화, 분업화되면서 집 안 가전 사용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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