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7%(1만3531명 중 1178명, 9월30일 기준)로 전공의 1만2353명이 돌아오지 않았다. 수술과 입원, 응급실 24시간 진료 대기 등을 도맡던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상급종합병원의 수술·입원과 응급진료 등이 직격타를 입었는데, 실제 수치로는 어땠을까.
전공의들이 대거 떠난(2월20일) 직후인 지난 3월부터 주요 국립대병원의 수술 예약 건수는 '반토막' 났다. 서울대병원·부산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강원대병원 등 주요 국립대병원의 수술 예약·취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의료공백 기간(올해 2~8월) '수술 예약' 건수(3만1504건)는 전년 6월(5만1691건)보다 50.8%나 줄었다. 지난 3월 주요 국립대병원의 '수술 취소' 비율은 23.3%로 전년 3월보다 11.4%P나 늘었다.
응급실 뺑뺑이 실태는 내년에 더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지난해 4분기 910명에서 지난 8월 513명으로 1년도 안 돼 43%나 줄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의사 1명당 환자 수는 197.9명으로 늘었다. 지난 3분기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줄사직 결과다.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남은 '전공의'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응급의학과 322명, 타과 99명이었지만 지난 8월 기준 응급의학과 전공의 21명, 타과 1명만 남은 상태다.
장기간 입원 치료 받는 것도 이젠 '하늘의 별 따기'다. 밤샘 당직을 서며 입원환자의 안위를 24시간 살핀 전공의들이 빠지면서다. 올해 상반기 3개월(90일) 이상 장기 입원 환자는 지난해 상반기(2778명)보다 57.3% 줄어든 1186명으로 집계됐다. 6개월(180일) 이상 장기 입원 환자는 올해 상반기 2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33명)보다 85%나 줄었다. 12개월(360일) 이상 장기 입원 중인 환자는 올해 상반기 한 명도 없었다.
내년 배출될 신규 전문의도 예년의 10%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전공의 가운데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출근율이 10.2%(1만463명 중 1072명)이고, 진료과에 따라 레지던트 3·4년 차가 내년 신규 전문의가 된다는 점에서 많아야 250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흉부외과의 경우 내년 전문의가 될 레지던트 4년 차가 고작 6명만 남은 상태다.
올해 휴학계를 내고 떠난 의대생들이 내년에 다 돌아와도, 돌아오지 않아도 문제다. 다 돌아온다면 의대 예과 1학년의 경우, 복학생 3000여명에 25학번 신입생 4567명까지 7500명 이상이 6년간 한 데서 부대껴야 할 판이다. 만약 이들이 내년에도 돌아오지 않으면 신규 배출 의사는 최소 5년간 예년 수준의 3%대에 그칠 전망이다. 전국 의대 40곳 재적인원 1만9374명 가운데 올 2학기 등록을 마친 학생은 653명(3.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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