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인수 걸린 우리금융 정기검사 시작…건전성·내부통제 정조준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 2024.10.06 06:00

금감원, 7일부터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 경영실태평가 결과 촉각
내부통제 평가 비중 5.3%→15.0%로 … 잦은 금융사고, 평가에 변수

은행 경영실태평가 평가부문/그래픽=윤선정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M&A(인수·합병)가 걸린 금융감독원 정기검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기검사 핵심은 경영실태평가다. 3등급 이하가 나오면 보험사 인수가 제한된다. 올해부터 평가 비중이 15%로 늘어난 '내부통제' 항목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내년 1분기 이후에 나오는 만큼 연내 금융당국의 M&A 허가도 불가능해졌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7일부터 우리금융·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실시한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진행되는 정기검사다. 30~40명 대규모 인원이 투입된다. 다음 달 중순까지 6주간 진행된다.

우리금융 정기검사는 본래 내년에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350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가 터지면서 금감원은 우리금융 내부통제·조직문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인한 우리금융의 자본비율 하락 등 우려가 정기검사를 앞당긴 배경으로 풀이된다.

경영실태평가가 정기검사 핵심이다. 경영실태평가는 금감원이 은행 경영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진행한다. 자본건전성과 적정성, 경영관리, 수익성,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등 여러 항목에서 평가가 이뤄진다. 경영실태평가 이후 종합등급이 3등급 이하가 나오면 자회사 인수나 해외 진출에 제약이 생긴다.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자본비율/그래픽=이지혜
특히 올해부터는 내부통제 평가 항목의 비중이 크게 올랐다. 금감원은 지난해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해 '내부통제' 평가 항목을 별도로 분리·신설하고 평가 비중을 5.3%에서 15.0%로 상향했다. 구체적인 평가 내용은 △내부통제 조직의 적정성 △금융사고 예방 기능의 적정성 △내부통제 관련 기준 및 운영 적정성 △상시감시 및 자체 검사업무의 적정성 등이다.

우리은행은 친인척 부당대출을 포함해 올해 들어 금융사고를 세 번이나 공시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에는 55억5900만원의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대금 대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경남 지역 영업점에서 100억원대 횡령 사고가 확인됐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높아진 내부통제 평가 항목이 경영실태평가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은 우리은행 여러 지점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카드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반복적으로 이뤄져 심각성을 더했다.

우리금융의 낮은 자본비율도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금융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2.04%다. 5대 금융지주에서 가장 낮다. 금감원은 보험사 인수가 우리금융 자본비율 하락에 미칠 영향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잘 나온다고 해도 연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어렵다. 종합등급 결과가 내년 1분기 이후에 나와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검사 끝나고 복귀하면 11월 말이고 이후에는 제재 절차를 시작한다"며 "제재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3월이나 4월이 돼야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연되지 않도록 최대한 서두르겠지만 봐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 일정을 앞당기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4. 4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
  5. 5 "오빠 미안해, 남사친과 잤어" 파혼 통보…손해배상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