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를 낸 연구자 두 명 중 한 명은 고등학생이었다. 이들은 플라스틱이 수백년 동안 썩지 않아 매립 시 이산화탄소(CO2) 발생이 적은 것을 '종이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오판했다.
국내 업체들은 종이빨대마다 제조방식과 성분이 다양한데 번번이 외국 사례로 부당한 공격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지난해에도 벨기에 연구진의 발표로, 종이빨대에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다고 알려져 해당 시험성적서를 공개했는데(관련 기사 : 종이빨대 더 해롭다?…"국내산 문제없어" 시험성적서 내놨다) 이번에는 다름아닌 환경부가 검증 없는 외국 연구로 국내 산업을 난처하게 했다는 것이다.
국내 업계는 종이빨대가 흙에서 생분해되고, 그 흙에서 자란 떡잎에 독성이 검출되지 않아야 받을 수 있는 유럽 인증을 획득하는 등 전 세계에서 친환경성, 무해성을 인정받는데 국내는 반발이 심하다며 억울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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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계 "어디 빨대로 실험한 거야?"...美 연구진, 짜깁기였다━
문제의 수치는 2년 전 미국의 '빨대의 전과정 평가(LCA) : 해양 오염 영향 교차분석' 보고서에서 나왔다. 연구지는 종이빨대와 플라스틱 빨대의 폐기(소각·매립)뿐 아니라 △원료 생산 △빨대제조 △운반 단계의 환경영향도 감안하는 전과정 평가를 했다. 문제는 평가를 직접한 것이 아니고, 분석에 필요한 수치들을 외부 데이터베이스나 선행 연구에서 끌어왔다는 점이었다. 이에 플라스틱과 종이빨대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도 어렵고, 종이빨대의 경우 선행 자료가 없어 골판지 상자 제조의 환경영향을 활용하는 오류도 범했다. 종이빨대와 달리 폐지를 섞는 골판지 박스는 폐지를 펄프화하는 복잡한 공정이 추가로 필요해 환경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가장 중요한 매립·소각 시 종이빨대 환경영향 수치의 근거가 불명확해 국내 업계는 "이산화황, 인산염, 벤클로로벤젠이 왜 검출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미국 연구진의 전문성도 의심한다. 연구진 2명 중 한명인 안젤라 가오(Angela Gao)는 연구 당시 플로리다주의 고등학생이었다. 매립 시 종이는 플라스틱과 달리 썩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연구진은 이를 '종이가 환경에 해롭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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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다논 사로잡은 한국산 종이빨대...호주도 수입━
국산 종이빨대를 신뢰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산 종이빨대는 품질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리앤비는 미국 FDA 기준에 따라 인증을 받고, 시장을 과반 점유한 서일은 종이빨대를 땅에 묻으면 100% 생분해되고, 이후 씨앗이 발아해 나온 떡잎에서 독성이 없어야 받을 수 있는 까다로운 오스트리아 TUV 인증을 받았다. 누리다온은 호주로 수출도 한다(관련 기사 : [단독]"3개월째 매출 0원, 자식 적금도 깼다"…종이빨대 회사 첫 도산).
박재일 서일 부회장은 "네슬레, 다논, 코카콜라, 펩시, 버거킹, 맥도날드, 크라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산 종이빨대를 쓴다"며 "국산 종이빨대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다. 국민들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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