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시설 공격→호르무즈 해협 봉쇄→유가 200달러 갈 수도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4.10.04 09:4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석유시설 공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 유가가 5%대의 급등세를 보이며 올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애널리스트들은 중동에서 심각한 원유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장이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유가가 200달러로 폭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올들어 브렌트유 선물가격 추이/그래픽=이지혜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의 석유시설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5.2% 상승한 73.7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월29일 이후 최고치이자 올들어 2.9% 오른 것이다.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ICE 선물 유럽에서 5.0% 상승한 77.62달러로 거래로 마쳤다. 이는 지난 8월30일 이후 최고치이며 올들어 0.8%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내 생각엔 그게 약간..."이라며 말을 흐렸다.

국제 유가는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18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브렌트유 기준으로 이번주 8% 이상 급등했다.

ANZ 리서치에 따르면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지난 8월에 370만배럴로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은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에 따르면 이란은 전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최대 4%를 차지한다.


스웨덴 은행인 SEB의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인 비야른 쉴드롭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중동에서의 긴장 고조가 원유시장에 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이) 실제로 이란의 석유시설을 제거해 200만배럴에 가까운 이란의 석유 수출량이 시장에서 사라진다면 다음 질문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가 될 것이고 이는 유가에 큰 폭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돈줄인 석유시설을 파괴할 경우 이란은 중동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헙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해상으로 운송되는 전세계 원유의 약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쉴드롭은 이 시나리오에서 유가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이란의 원유가 시장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쉽게 200달러 이상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이 분쟁이 어떻게 확대될 것인가에 달려 있는데 나는 이스라엘이 최근의 이란 공격에 대해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지 1년이 되는 10월7일 전 며칠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이 지난 4월처럼 이란의 공격에 미약하게 반격하는 것으로 분쟁이 일단락되고 모든 것이 조용해질까, 아니면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시설, 잠재적으로 핵시설과 석유시설까지 공격 대상에 올려 놓고 더 폭력적인 보복을 감행할까"라며 "이것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이란의 공습에 약한 반격으로 대응해 사태가 일단락됐고 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이에 래피단 에너지 그룹의 사장인 로버트 맥널리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석유시장이 그간 (중동지역 분쟁에 대해) 얼마나 안일했는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유가가 심각한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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