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란 비난 안 해?" 이스라엘, 유엔총장 '외교상 기피인물' 지정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4.10.02 21:12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AP=뉴시스

이스라엘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입국 금지했다. 자국을 향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사악한 공격을 단호하게 비난하지 못하는 이는 이스라엘 땅을 밟을 자격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츠 장관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두고 "테러리스트, 강간범, 살인범을 지지하는 반이스라엘적 인물"이라며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유엔 역사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수교국 외교관의 전력 또는 비정상적 외교활동을 문제 삼아 '비우호적 인물' 또는 '기피 인물'로 선언할 때 사용하는 외교용어이다.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9조에 규정돼 있다.


전날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18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중동에서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규탄한다"며 휴전을 촉구했으나 이란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이스라엘이 유엔 사무총장 입국 금지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유엔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자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게 아님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56년 동안 숨 막히는 점령을 당해왔다"고 말해 이스라엘의 거센 반발을 샀다. 지난해 12월에는 린 헤이스팅스 유엔 가자지구 인도주의 조정관이 하마스에 대한 비판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정부가 그의 비자를 취소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16년 10월 반기문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확정돼 2017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1974년 포르투갈에서 정치 생활을 하다 외교 분야로 무대를 옮겼다. 2005~2015년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를 지낸 난민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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