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에 보복이 보복을 불렀다…'5차 중동전쟁' 터질까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이지현 기자 | 2024.10.02 18:00

[MT리포트]화약고 된 중동①

편집자주 | 2023년 10월7일 발발해 1년이 된 가자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로 시작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을 넘어 이란으로까지 번졌다.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중동전쟁 상황과 확전 배경, 국제사회 영향 등을 두루 짚어본다.

1일(현지시간) 저녁 이스라엘 아쉬켈론 상공에서 이란에서 날아든 미사일을 아이언돔 방공망이 요격 중이다. /로이터=뉴스1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탄도 미사일 공격을 단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지 1년 만에 레바논과 예멘, 이라크, 이란 등으로 급속히 번지는 모양새다. 보복에는 재보복으로 맞서는 '중동의 앙숙' 이스라엘과 이란이 정면 충돌할 경우 50여년 만에 제5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 현지 언론 등을 종합하면 이란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이스라엘을 향해 약 2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지난 4월 중순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이 서로의 영토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주고 받은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란은 친이란 대리세력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 7월 암살 당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기도 했으나 2개월간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대리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데 이어 이날 18년 만에 레바논을 지상 침공하자 결국 행동에 나섰다.

중동 내 분쟁지역/그래픽=윤선정
이란은 극심한 재정 적자 등 경제 현안 해결이 시급해 그동안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피해왔지만, 중동지역 반이스라엘 연대인 '저항의 축' 맹주로서 전력 손실이 큰 헤즈볼라의 도움 요청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력 행사를 계속 미룰 경우 친이란 세력을 향한 이스라엘의 노골적인 도발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란 최고지도자 등 정치권의 판단도 이번 공습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5개월 전 이스라엘을 공습했을 때보다 공격 규모와 범위를 2배 가까이 키웠지만 전면전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민간시설이 아닌 군시설을 타깃으로 삼은 것도 국제사회 비판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스라엘 정권이 추가 보복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 공격은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은 하마스·헤즈볼라·후티반군 등 친이란 대리세력이 아닌 '국가 대 국가'가 맞선다는 점에서 중동전쟁의 국면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중동 확전의 키는 이제 이스라엘이 쥐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재보복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대응이 지난 4월과 같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지, 더 공세적으로 나설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가 1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열린 안보 내각 회의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수도 베이루트의 건물 붕괴 현장의 29일 모습. 공습으로 7층 높이의 건물 최소 4채가 파괴됐으며 당시 나스랄라는 건물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AP=뉴시스
중동 분쟁지역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글로벌 증시·외환·유가 등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중동전쟁이 언제 마무리될지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전쟁을 강행한 네타냐후 총리가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계속 무리수를 둘 경우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반세기 만에 5차 중동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사회는 원만한 해결을 원하지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중재 능력을 잃어 이스라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으로 전략을 수정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리 알리지 않는 등 '미국 패싱' 논란이 일 정도다. 미국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던'의 라에드 자라 연구원은 "중동은 현재 전면적인 국지전 상황에 처해 있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더 이상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는 정책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중동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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