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 현지 언론 등을 종합하면 이란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이스라엘을 향해 약 2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지난 4월 중순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이 서로의 영토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주고 받은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란은 친이란 대리세력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 7월 암살 당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기도 했으나 2개월간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대리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데 이어 이날 18년 만에 레바논을 지상 침공하자 결국 행동에 나섰다.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5개월 전 이스라엘을 공습했을 때보다 공격 규모와 범위를 2배 가까이 키웠지만 전면전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민간시설이 아닌 군시설을 타깃으로 삼은 것도 국제사회 비판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스라엘 정권이 추가 보복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 공격은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은 하마스·헤즈볼라·후티반군 등 친이란 대리세력이 아닌 '국가 대 국가'가 맞선다는 점에서 중동전쟁의 국면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중동 확전의 키는 이제 이스라엘이 쥐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재보복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대응이 지난 4월과 같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지, 더 공세적으로 나설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국제사회는 원만한 해결을 원하지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중재 능력을 잃어 이스라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으로 전략을 수정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리 알리지 않는 등 '미국 패싱' 논란이 일 정도다. 미국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던'의 라에드 자라 연구원은 "중동은 현재 전면적인 국지전 상황에 처해 있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더 이상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는 정책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중동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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