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과학기술인재 성장·발전 전략'의 핵심은 이공계 석사과정 학생 대상의 국가장학금 및 생활비 지원책을 마련하고, 석·박사를 마친 대학원생이 국내에서 안정적인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확충하는 내용이다.
학생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포닥)은 그간 연구현장을 지탱해 온 핵심 인력이다. 이들의 인건비는 주로 소속 연구실이 확보하는 R&D 비용에 기대고 있다. 이에 지난해 국가 R&D 예산 삭감 사태 이후 대규모 인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고, 학생 연구자들의 핵심 거점인 4대 과기원의 올해 전체 연구참여자가 지난해보다 4.9%(949명) 줄어들면서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이들의 불안정한 상황은 앞으로 연구자를 꿈꿔야 할 과학기술 꿈나무들의 유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실제 4대 과기원 중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올해 봄학기 학부 신입생 충원율은 87.5%,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98.3%로 법정 정원에 못 미쳤다. 석·박사 과정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UNIST의 올해 대학원 신입생 충원율은 83.4%, DGIST는 84.5%였다.
이에 정부는 과학기술 인재의 경제적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4대 과기원과 대학의 박사후연구원 채용을 앞으로 10년간 2900명 규모로 확대한다. 과기원은 1500명, 대학부설연구원은 1400명 수준이다. 또 이공계 석·박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매월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는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도 추진한다. 다만 대학마다 사업 참여 절차가 남아, 최종 수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4대 과기원을 비롯한 학원 연구 현장도 인재 유치를 위한 변화가 절실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R&D 예산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만큼 핵심 연구과제를 수주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한 과기원 교수는 "무엇보다 더 많은 예산이 배분되는 신규 과제를 따내 안정적인 연구원 인건비를 확보하는 게 먼저"라며 "국가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행중인 기존 연구가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교수는 "정부가 국가 재원을 전략기술 분야로 집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기존의 계속과제는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신규 과제를 전략기술 등으로 집중해야지, 무턱대고 기존 과제의 예산을 삭감해버리면 안 된다"며 "연구 예산은 국가와 연구자와의 약속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