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반등하자…"중국, 곧 미국 따라잡는다" 추월론 다시 고개

머니투데이 베이징(증국)=우경희 특파원 | 2024.10.03 11:30

전 중국과학원장 "미국 쇠퇴는 불가역적 추세, 중국이 10년 내 따라잡을 것"

중국 장쑤성 한 항구에서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 /사진=신화통신
유동성 공급을 중심에 둔 경기부양책 발표가 증시를 강하게 밀어올리자 중국 전문가들이 타이밍을 맞춰 경제 희망론에 불을 지핀다. 시나브로 잠잠해졌던 대미 경제 승리 시나리오가 슬그머니 다시 제기된다. 미국과 경쟁이 격화하는 과정에서 중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한층 고조됐다는 조사 결과도 아울러 발표됐다.

3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루융상 전 중국과학원 원장은 과학기술저널 '중국기계공정'지에 게재한 칼럼에서 "미국의 전반적인 제조업 쇠퇴와 경쟁력 약화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됐다"며 "중국은 10년 내 첨단기술과 군사제조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 전 원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중국 정부의 장기 개발전략 형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 2015년 발표하고 세분화중인 중국의 과학기술 개발 프로젝트 '국가제조 2025'의 전문가 자문위원도 지낸 대표적 관변 전문가다.

근거는 특별할 것이 없다. 세계은행은 지난 2010년 중국 제조업 생산량이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 격차는 점차 벌어져 지난해엔 중국의 미국의 두 배 수준에 도달했다. 루 원장은 "양적 성장 속에서 기술 격차 축소 계획이 매 10년마다 성과를 내고 있다"며 "2035년이면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계에서 극미 전망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관변 연구기관을 통해 숱하게 제기된다. 루 전 원장의 칼럼도 이미 지난달 초 중국기계공정지에 기고된 건이다. 초점은 중국 언론들이 해당 칼럼을 뒤늦게라도 비중있게 보도하는 데 있다. 중국 정부가 띄울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격 발표된 중국 정부의 총액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증시는 최근 말 그대로 불기둥이다. 2일 중동 전쟁 발발 우려 속에서 주요 증시 중 홍콩만은 급등했다.(3일은 하락 중) 신중국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 연휴로 중국 본토 증시는 1일부터 7일까지 휴장하고 8일 다시 개장한다. 오죽하면 중국 투자자들이 "국경절 기간 증시를 열어달라"고 할 정도다.


중국 정부는 자본시장의 격렬한 화답에 한 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했다.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연간 목표 달성이 불투명했다. 이번 경기부양 단행은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인하)을 틈탔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중국 관가에선 광둥(광동)성이 끝내 GDP 목표치 달성 불가를 선언했고, 여기서 중국정부가 중대결단을 내렸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

첨단제조업이 몰린 광둥성은 중국 경제 성장의 기관차이자 부진에 빠진 중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 격이다. 지난해 중국 지방정부 중 퇴직연금 부담액 납부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게 바로 광둥성이다. 그런 광둥성까지 꺾이면 중국 중앙정부로서는 더 물러설 곳이 없다.

한숨 돌린 중국경제에 연구기관들이 지원사격하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은 한 층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칭화대 CISS(국제안보전략센터)의 '중국인들의 국제안보 전망' 연례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도는 5점 만점에 1.85점으로, 작년 2.19점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졌다. 미국의 우방인 한국은 2.6에서 2.1로, 일본은 2.19에서 1.68로 낮아졌다.

중국 경제가 미국 추월을 목표로 달리는 가운데 미중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CISS는 "응답자의 90% 가까이가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미중관계가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46%에 달했고, 8% 정도만이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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