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듯 안 잡히는 가계빚…각종 규제에도 9월 5대은행, 5.6조 늘었다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 2024.10.02 15:56

주택담보대출 잔액 5조9148억원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 견인
은행권 "여전히 많은 수준"…'도미노 금리인상'으로 총량 관리 계속

5대은행 가계대출·주담대 증가액 추이/그래픽=김지영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과 은행들의 자체적인 '대출 잠그기'가 효과를 봤다. 다만 증가 규모가 여전히 적잖은 수준이고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이미 넘긴 은행들도 있어 은행권은 대출 총량 관리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8월)보다 5조6029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4조5764억원으로 같은 기간 5조9148억원 늘었다.

'영끌 광풍'과 '막차 행렬'이 겹친 8월과 견줘 증가 규모가 확 줄었다. 지난 8월 한 달간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625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 8월 8494억원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9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달부터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2단계'를 부여한 데다 은행별 대출 제한 방안이 일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주택이 하나라도 있는 차주에게 주담대를 내주지 않고 기존 주택 처분·결혼·상속 등 조건부로만 대출을 내주는 등 대출 한도에 제한을 가했다. 추석 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그러나 은행권은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했다지만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이고, 지난달의 증가액도 8월과 견줄 때나 적을 뿐 여전히 5~6월 수준으로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부 은행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이미 넘긴 상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30일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올해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달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GDP(국내총생산) 증가율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DSR 중심의 관리 기조 아래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 따라 준비된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대출을 더 옥죄어야 하는 은행들은 '릴레이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 7~8월 5대 은행이 22차례에 걸쳐 대출 금리를 올리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쉬운 방법'이라고 비판한 지 약 한 달만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교체하면서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낮췄다. 하나은행은 전세대출 감면금리를 최대 0.5%P 줄였다. 축소분만큼 대출금리가 오르는 효과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P 상향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오는 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2%P 올린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변수도 있다. 당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잠잠해진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8월12일 0.32%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23일 0.12%까지 내려 둔화하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 영향에도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있기 마련이고 이들은 주택 구매를 할 적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결정 같은 변수가 확실해졌을 때 만약 매매 심리가 생긴다면 총량 관리에 추가적인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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