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S(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를 통해 나쁜 판매자만 걸러낼 수 있다면 신용점수를 보지 않고도 빠른 정산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지현 네이버페이 데이터&부정방지 조직(Data&Fraud Prevention) 책임리더는 자체 개발한 FDS가 '빠른정산 서비스'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구매자를 보호하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판매자의 이상거래까지 잡아내는 방향으로 FDS를 고도화하면서 신용점수가 낮은 소상공인까지 포용하는 빠른정산 서비스가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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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시작 다음날 100% 정산…FDS기술 뒷받침했다━
네이버페이의 빠른정산 서비스 뒤에는 FDS 기술이 있다. FDS는 보이스피싱·도난결제 등 금융범죄를 비롯해 각종 이상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보안시스템이다. 의심스럽거나 평소와 다른 금융거래가 발생하면 이를 감지한 FDS가 결제를 차단해 소비자의 피해를 막는다. 주로 은행·보험·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와 온라인 쇼핑몰, 핀테크 등 결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기업에서 FDS를 마련해둔다.
네이버페이도 처음에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FDS를 자체 개발했다. 그러나 네이버페이 생태계가 커지면서 거래량을 늘리려는 목적의 자전거래 등 판매자의 부정거래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는 판매자의 이상거래까지 잡아내도록 FDS를 고도화하는 과정을 통해 판매자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게 됐다. FDS를 이용해 나쁜 판매자를 걸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네이버페이는 2020년 빠른정산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당시 회사는 그간의 노하우를 토대로 빠른정산 서비스에 특화된 FDS를 별도로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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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여도…초보 사장님도 이용━
FDS는 빠른정산 서비스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네이버페이의 빠른정산 서비스는 서비스 신청월 직전 3개월 이상 월 주문건수가 20건 이상이고 반품률이 20% 미만인 판매자 중 FDS를 통과한 판매자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통 금융사와 달리 신용점수를 가지고 판매자를 판단하지 않는다.
판매자의 가입시점부터 결제·정산·배송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판매자에게 빠른정산 서비스 제공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저신용자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지난 8월말 기준 빠른정산 서비스 이용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는 9만4000명으로, 이중 80%(7만5000명)가 빠른정산을 받고 있다. 누적 정산금은 약 3년 만에 40조원을 넘어섰다.
김 책임리더는 "신용점수를 기준으로 삼고 빠른정산 서비스를 운영할 수도 있었겠지만 네이버페이는 차별점을 두기 위해 FDS를 통해 판매자의 거래패턴을 분석했다"며 "FDS가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면 신용점수와 무관하게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출시이후 서비스의 범위를 계속 넓혔는데, 이런 결정도 FDS 기술력이 받쳐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초창기에는 정산대금의 90%까지만 빠른정산을 지원했지만 FDS를 고도화하면서 정산대금의 100%를 지급해도 감당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네이버페이는 빠른정산 서비스가 '초보 사장님'의 사업을 확장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사업초기에 있는 판매자는 원활한 현금흐름 없이 판매규모를 키우기 어려워서다. 실제 네이버페이 스마트스토어에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한 사업자는 빠른정산 서비스를 이용한 뒤 매출이 65배 넘게 급증했다. 처음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2020년에는 매출이 640만원이었지만 2021년 빠른정산을 받으면서 2억원으로 성장했다. 이후 2022년 2억7000만원, 2023년 4억2000만원으로 매출이 뛰었다.
박종석 FDS팀 리더는 "사업초기에 자금회전을 빠르게 해주면 매출성장에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정산을 받은 뒤 매출추이가 상승폭을 그리는 판매자의 패턴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리더는 "판매자와 상생을 위해 빠른정산 서비스를 더 확장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네이버페이가 가진 다양한 가맹점 유형에 빠른정산 서비스를 확대적용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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