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 줄어… 반복되는 실적 널뛰기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 2024.10.02 15:50

지난해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 기저효과 영향… HMM 매각 결렬 손상차손도 인식
영업 외적 요소에 수익·건전성 변동 커… 정부 배당 유보도 쉽지 않을 듯

KDB산업은행 연도별 당기순이익/그래픽=이지혜
KDB산업은행의 실적 널뛰기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산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줄었다. 한화오션 경영정상화에 따른 충당금 환입 효과가 사라져서다. 영업외손익 변동이 산은 수익성 지표 불안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673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8146억원)과 비교하면 1조1408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줄면서 ROA(총자산순이익률)는 같은 기간 1.78%에서 1.01%로 0.77%P(포인트) 내렸다. ROE(자기자본순이익률)도 15.00%에서 6.90%P 내린 8.10%를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건 지난해 한화오션 관련 충당금 환입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 상향에 따라 산은은 대손충당금과 투자지분 손상차손 환입으로 약 1조4000억원을 인식했다. 이 영향으로 산은은 지난해 약 2조5000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정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8781억원 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 1분기에도 한화오션 관련 1400억원 손상차손 환입이 이뤄졌으나 HMM 매각 결렬에 따른 손상차손 약 7000억원도 인식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이처럼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출자전환 주식 보유 등으로 영업실적이 크게 달라진다. 2021년에는 HMM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에 따라 처분 손익 1조8165억원을 인식했고 그해 당기순이익 2조461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HMM 효과'가 사라지면서 이듬해 산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0% 이상 감소한 4650억원을 기록했다.

산은 자본건전성도 주식 보유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산은은 한국전력공사 지분 33%를 보유했는데 한전의 1조원 적자 시 BIS 비율이 0.06%P 내려간다. 지분 31%를 보유한 HMM 주가가 1000원 내려가면 산은 BIS 비율은 0.07%P 하락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 주식 등을 현물출자해 산은 BIS 비율을 14.25%로 높여줬다. 반도체 산업 육성 등 산은 역할이 자본건전성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영업 외적인 요소에 따라 산은 수익성과 자본건정성이 널뛰는 건 큰 리스크다.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제기됐다.

이에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정부 배당을 3년간 유보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최근 3년간 산은은 정부에 약 1조8000억원을 배당했다. 당시 강 회장은 "정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데 돈을 넣어달라고 요구하는 게 적절한지 자문하다 보니 3년 정도 배당하지 않는 방안을 생각했다"며 "3년간 유보하면 1조5000억원 자본이 늘어나고, 15조원가량 대출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정부 배당의 유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산은의 정부 배당 유보와 관련해선 얘기가 오가는 게 없다"며 "여러 정부출자기관에서 산은만 배당을 유보할 수도 없고, 국가 재정 상황도 살펴봐야 하기에 아예 배당을 안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중국으로 방향 튼 태풍 '끄라톤'…부산 2일부터 강한 비, 기온 '뚝'
  2. 2 장윤정, 행사비 2500만원 받고 입만 뻥끗?…립싱크 논란에 해명
  3. 3 최동석 "바람난 여자에게 절대로"…불륜공방에 재조명 된 발언
  4. 4 '최동석 불륜' 주장한 박지윤, OO글 올리자…"대단한 사람" 응원 쏟아져
  5. 5 '박지윤·최동석 불륜 공방' 발단된 사진…지인들 "문제될 것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