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돌봄, 좋은 기술 있어도 사용 못 하는 경우 많아…접근성 높여야"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 2024.10.02 16:13

'한-스웨덴 에이지웰 포럼: 건강과 노화를 위한 혁신적 접근' 개최

안나 텐예 스웨덴 고령사회보장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스웨덴 에이지웰 포럼: 건강과 노화를 위한 혁신적 접근' 행사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한국과 앞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으면서 실베케어 분야 선도 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의 전문가들이 모여 고령 인구 지원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혁신적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주한스웨덴대사관이 스웨덴무역투자대표부, 스웨덴 의료 비영리 조직 스웨케어와 함께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한-스웨덴 에이지웰 포럼: 건강과 노화를 위한 혁신적 접근'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안나 텐예 스웨덴 고령사회보장부 장관의 방한을 맞아 마련됐다.

텐예 장관은 이날 '노인 돌봄의 혁신: 고령화 사회 지원을 위한 스웨덴의 협력적 접근'을 주제로 한 키노트 발표를 통해 "노인 헬스케어에 있어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자면,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건 영원히 할 수 없다"며 "하지만 기술은 헬스케어와 복지의 훌륭한 보완재로서 그 질을 한층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러운 노화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그러나 건강을 증진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는 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노인 돌봄 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에 관한 토론'을 주제로 이어진 패널토론1에서는 노인 돌봄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 가정 돌봄의 중요성과 한계점 등에 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요한 회이 스웨덴 고령사회부장부 차관은 스웨덴 노인 돌봄 정책의 원칙을 소개했다. 회이 차관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존엄, 선호, 니즈를 존경받아야 하고, 노인이 서비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서 그 기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밖에 돌봄 제공자의 질 보장으로 노인들이 안전하게 느껴야 하고 노인이 문화적, 종교적, 개인적 신념을 지키면서 유의미한 삶을 영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승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박사는 국내의 주요 노인 돌봄 관련 정책 중 하나인 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성과와 보완점을 발표했다. 경 박사는 "2008년 도입 이후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왔지만, 지금 계속 문제 제기되는 것의 가장 큰 원인은 빠른 성장을 위해 민간에 너무 많은 시장을 열어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정부의 추진 과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초고령 사회를 맞이해 부족한 관련 인력의 수급, 베이비부머 세대의 욕구를 충족할 서비스 개선을 가장 큰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스웨덴 에이지웰 포럼: 건강과 노화를 위한 혁신적 접근' 행사에서 패널토론1의 참석자들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
김동선 숙명여자대학교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스웨덴에 비해 한국은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장기요양보험 제도 도입 이후 가족 돌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꼈고, 노인 돌봄이 가족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그럼에도 공적인 제도가 부족하고, 공급자 중심 정책이라 가족이 느끼는 부족함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한국은 요양비, 요양 보호사 등과 관련한 제도가 있지만 이런 것들이 사실상 제도권 내에서 관리자 입장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며 "유럽에서는 이용자에게 현금을 줘서 그 돈으로 본인이 서비스를 선택하고 직접 지불하도록 해 당사자의 권한과 만족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는 만큼 이런 것을 더 배우고 벤치마킹해서 가족 돌봄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나 리비 스웨케어 이사는 스웨덴의 노인 복지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리비 이사는 "스웨덴 노인 복지의 원칙이라면 환자 또는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야 하고, 모든 것은 증거 기반이면서 보편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굉장히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란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는"한국은 기술 강국이지만 스마트 케어, 디지털 케어의 역사가 길진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개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시기 AI, 로봇 등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독거노인에게 안전성과 연결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노인 돌봄 관련 기술들이 기업의 연구개발 이후 출시까지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다른 영역에서도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스웨덴 에이지웰 포럼: 건강과 노화를 위한 혁신적 접근' 행사에서 패널토론2의 참석자들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
이어진 패널토론2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의 존엄성 있는 돌봄 강화, 만성질환 효과적 관리와 노인케어 산업에 대한 토론'을 주제로 진행됐다.

레나 왈헤드 헤모큐 이사는 "건강적 문제 발견되면 최대한 빨리 집에서 조치하는 게 좋다"며 "현장 진단과 의료진, 의료기기를 모두 통합하는 게 혁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윤식 멘리케 헬스케어 코리아 차장은 "더 좋은 기술도 나와야 하지만 보험체계, 예산 등의 문제로 기존에 나와 있는 좋은 솔루션을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노인 돌봄과 관련해) 좋은 술루션에 노인들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연화 SY이노텍 대표는 "독거 노인 비율이 높아지면서 외로움과 고립감, 우울감 등 정신적 문제를 많이 호소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낙인 등으로 치료받기 어려워 한다"며 "AI 스피커나 반려 로봇, 홈센서 등으로 대응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윤환 복주요양병원 이사장은 "노인의 욕창은 대다수 대학병원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대학병원이 환자 관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1차적으로 환자 목숨을 살리기 위한 것에 집중하고 우선하기 때문이다"며 "욕창 등의 발생 후 치료와 관리도 중요하지만 발생 시점에서 안 생기는 게 가장 좋은 만큼, 에어매트 등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로 발생을 줄여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에탁, 에씨티, 멘리케 헬스케어 코리아, 헤모큐 등 스웨덴 헬스케어 기업들이 욕창 치료와 사후 관리, 항생제 없이 상처를 치료하는 솔루션 등의 제품과 솔루션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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