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역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이유

머니투데이 이상창 기술보증기금 이사 | 2024.10.04 04:50
이상창 기술보증기금 이사.

부산 신발산업이 예전의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 8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 혁신 네트워크 포럼'에서는 부산의 한 스타트업이 신발산업에 인공지능 전환(AX)을 적용한 성공 사례를 발표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신발을 제작하는 데 100여 개의 공정이 필요한데 수도권의 브랜드들이 필요한 공장을 일일이 찾기는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의 신발 공장과 수도권 브랜드를 연결하는 인공지능 B2B(기업간거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신발산업의 부흥에 기여한다는 게 이 스타트업의 목표다. 부산의 신발산업이 스타트업의 인공지능 기술로 단번에 부활할지는 미지수지만 중요한 것은 지역 벤처·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도권은 국토의 12%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51%, 총생산의 53%를 차지한다. 수도권은 일자리가 집중돼 청년들이 유입되는 '청년 블랙홀'로 불리는 반면 지방은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인구 유출이 이어져 창업 생태계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스웨덴 말뫼 지역은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며 지역 경제를 성공적으로 회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과거 조선업 쇠퇴로 심각한 실업과 인구 감소를 겪었으나 IT(정보기술) 중심 대학교를 설립하고 창업 인큐베이팅 기관을 통해 청년들이 학습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IT 혁신기업을 중심으로 6만여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다시 번영하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지역의 벤처·스타트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앞서 소개한 부산의 스타트업은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과제를 통해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어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돼 민간과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부산시가 신발산업 부흥을 위해 마케팅 지원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와 정책 지원의 시너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사례다.


그렇다면 우리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떻게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지역은 수도권과 비교해 인프라가 부족할 수 있지만 각 지역이 지닌 고유의 기술, 문화, 지리적 강점이 있다. 또 정부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창업 육성, 기술개발 보조금, 투자 지원, 기술보증기금의 유니콘 프로젝트 등 지방 기업을 우대하는 다양한 정부 사업이 있다. 이를 통해 창업 초기의 자금과 경험 부족을 보완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기술보증기금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벤처투자의 60~70%를 지방의 기술 및 소재·부품·장비 중심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상장한 12개 기업 중 6개가 지방 투자 기업일 정도로 성과가 높다.

올해는 부·울·경 지역과 대전 지역 기반 벤처캐피탈 및 액셀러레이터와 협업을 강화하고 제주도와 협력사업을 추진하며 지역주도 벤처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각 지원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역량을 집중해 지역에 탄탄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할 때 우리 지역경제에도 '말뫼의 기적'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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