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부통령 후보 TV토론은 1일 미국 뉴욕 CBS방송센터에서 90분 동안 진행됐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악수와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보통 부통령 후보는 전국적 인지도가 낮고 대선 판세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단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올해 대선은 워낙 초박빙 양상을 보이는 만큼 이번 토론에 큰 관심이 집중됐던 터다.
밴스는 인터뷰에 익숙한 듯 노련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친 반면, 월즈는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첫 질문은 간밤 중동 위기가 고조된 것을 반영하듯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지지하느냐"는 것이었다. 두 후보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중동 위기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월즈는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리더십으로 이란이 핵무기에 훨씬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밴스는 "(선제공격은) 이스라엘이 결정할 사안"이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정부에서 이란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받아쳤다. 이어 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효과적인 억지력을 통해 세계에 안정을 가져왔다"면서 트럼프가 내세우는 '힘에 의한 평화'를 지지했다.
이 질문 관련 답변 때 월즈는 긴장한 듯 "이란과 그 대리세력"을 "이스라엘과 그 대리세력"이라고 말하는 등 이날 토론에서 몇 차례 말실수를 하기로 했다.
이민 문제에선 밴스가 바이든의 느슨한 국경 정책 때문에 불법 마약이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며 "국경 장벽을 건설하고 이민자 추방을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월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며 이민 문제를 실질적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논란거리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당초 서로의 개인적 약점을 공격하며 혈투가 벌어질 수 있단 관측과 달리 이날 토론은 대체로 침착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두 후보는 격론을 펼치면서도 토론 말미엔 덕담을 나누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월즈는 "오늘 밤 토론을 즐겼고 이곳엔 공감대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밴스는 "우리가 (선거에서) 승리하겠지만 만약 월즈가 다음 부통령이 된다면 그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이 끝난 뒤엔 서로의 배우자가 무대 위로 올라와 함께 인사하는 장면도 화면을 탔다.
한편 미국 언론은 이날 토론에서 밴스의 노련함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밴스는 자신감 있고 명확하게 말했지만, 월즈는 주장을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 역시 "월즈는 시작부터 '어'와 멈춤을 반복하며 버벅거렸고 밴스가 말하는 동안 메모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밴스는 언론 인터뷰나 뉴스 등에 자주 출연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자 질문에 훨씬 편안하게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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